"내년엔 여행 가기 어렵겠네요"…고물가·환율에 업황 전망 '잿빛'

국내·외 여행 계획·지출 의향 모두 하락세
경기 침체에 국내여행 만족도는 더 낮아져

국군의날·개천절 징검다리 연휴를 앞둔 29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4.9.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2025년 고물가, 고환율 여파로 국내와 해외 구분 없이 여행 수요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조사 결과 국내, 해외 여행 계획률과 지출 의향이 모두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26일 여행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주례 여행소비자 행태 및 계획 조사'(매주 500명, 연 2만 6000명)의 결과를 종합해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5년 이후 여행 수요 전망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 분석은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5년간의 여행 행태를 자체 개발한 '여행코로나지수'(TCI; Travel Corona Index)를 통해 이뤄졌다.

여행 계획률 추이(2017년~2024년)(컨슈머인사이트 제공)

고환율에 해외여행 계획률 '뚝'

'6개월 이내에 해외여행을 갈 계획이 있다'는 2024년도 해외여행 계획률은 46.6%로 2019년(55.3%)의 84% 수준이다.

2021년 TCI 27(14.7%)까지 떨어졌던 계획률은 2022년 51, 2023년 80까지 올랐으나 2024년 성장세에 급제동이 걸리며 84에 그쳤다.

해외여행 계획률의 상승은 거의 전적으로 일본이 주도했다. 노재팬(일본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2019년도 15.1%에 그친 일본 계획률은 2023년 30.7%, 2024년 29.3%를 보였다.

지출 계획은 2019년까지 하락세를 이어가다가(39.1%) 2년간의 극심한 봉쇄기를 거쳐 2022년에는 41.3%, 2023년 47.3%로 정점을 찍고 2024년 40.2%로 급락했다.

해외의 고물가, 고환율을 고려하면 사실상 해외여행 기회도 줄이고, 지출도 줄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해외여행의 감소, 최소한 정체가 임박했음을 알 수 있다.

국내여행 침체기 예고

2024년도 국내여행 계획률은 68.8%로 2019년의 98% 수준을 보였다.

이는 2022년도의 77.3%에서 연속 하락한 것으로 국내여행이 침체기에 들어설 것임을 예고한다.

지역별로는 근거리-저비용 추세에 따라 수도권이 가장 신장폭이 컸다. 반면, 제주도는 2021년 TCI 129로 급성장했다가 2024년 TCI 68로 3분의 2 수준으로 대폭 하락했다.

'향후 1년간 국내 여행비는 지난 1년에 비해 어떨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더 쓸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2019년(34.7%)에 이미 매년 감소하고 있어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었음을 보였다.

'더 쓸 것'이라는 반응은 코로나로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2022년에는 47.0%로 TCI 135까지 폭등한 후 계속 감소해 2024년 35.4%(TCI 102) 수준에 그쳤다.

높은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더 쓸 것'이 2019년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여행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초긴축 여행을 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 인식을 반영한다.

여행 만족도(컨슈머인사이트 제공)

국내 여행 만족도 하락세…제주도 가심비, 16개 광역시도 중 최하위

국내여행에 대한 체감 만족률은 2019년 75.6%이며 2021년 79.8%(TCI 106)로 오른 이후 계속 하락해 2024년 67.9%(TCI 90)로 대폭 내려왔다.

낮은 만족도는 여행지의 침체를 불어올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2016년~2022년까지 7년 연속 16개 광역시도 중 만족도 1위를 유지해 왔으나, 올해 처음 측정한 가심비에서는 16개 광역시도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해외여행 만족도는 국내 여행보다 코로나 전에는 2~3%p 높았으나, 코로나 이후 크게 하락했다가 2023년 74.7%(TCI 96), 2024년 75.1%(TCI 97)로 2019년에 근접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으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이 여행과 같은 기호성 지출"이라며 "소득 및 지출 감소, 물가 상승, 환율 하락 등의 악재가 겹겹이 쌓여 있고 나아질 가능성은 보이질 않는다. 정부, 산업계, 소비자 모두에게 힘겨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