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주춤한 외인 카지노…중국發 훈풍 타고 반등할까

더뎠던 中 VIP 회복세…중국 경기 부양책에 기대감
매스 중심 롯데관광개발 수혜…VIP 중심 파라다이스·GKL '장기전'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도착장에서 제주~상하이 직항노선을 타고 온 중국인 관광객(유커·游客)들을 환영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올해 상반기 시장예상평균치(컨센서스)를 하회하며 다소 주춤했던 외국인 카지노 업계가 하반기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카지노 업계의 큰손으로 통하는 중국인들의 유입이 중국 내수 경기 약세 등으로 부진했는데, 중국의 정부 주도 경기 회복이 예상되면서 국내 카지노사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다만 중국 경기 부양책의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단기적으로는 대규모의 VIP 유입보다는 매스(일반 이용객) 위주의 영업을 하는 카지노사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전경.(파라다이스 제공) ⓒ News1

아직 웅크린 中 큰손들…더딘 VIP 회복에 상반기 '주춤'

22일 증권가에 따르면 외국인 카지노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034230)와 그랜드코리아레저(114090)(GKL), 롯데관광개발(032350)은 지난 2분기 영업 실적이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했다.

주요한 이유는 VIP 유치를 위한 마케팅비 증가였다. 파라다이스의 경우 주력으로 삼고 있는 일본 VIP를 비롯해 신규 시장에 대한 마케팅을 확대하며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1.7% 감소한 320억 원을 기록했다.

GKL은 홀드율(카지노 승률)이 따라주지 않았다. GKL의 2분기 홀드율은 10.5%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다. 이에 영업이익은 13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했지만 컨센서스에는 15% 하회했다.

롯데관광개발 또한 시장전망보다는 부진한 성적을 거뒀지만 제주 국제선 확대 효과로 영업이익 59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업계 전반적인 실적 부진은 카지노 시장을 주도했던 중국인 하이롤러(고액 베팅 고객)들의 유입이 부족했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8월 기준 중국인 입국자 수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대비 87% 수준으로 타 국가 대비 회복이 더뎠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카지노 업종은 기대보다 더딘 중국 VIP 수요 회복 속도로 인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며 "중국 내수 경기의 약세와 중국의 엄격한 반부패 정책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운영하는 세븐럭 카지노 강남 코엑스점.(GKL 홈페이지 갈무리)

中 경기 부양책에 기대감…매스 중심 롯데관광개발 '주목'

하지만 중국이 최근 정부 주도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며 하반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9월 24일 금리 인하, 부동산 부양책, 주식시장 부양책 등을 포함한 통화정책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에 내수 회복으로 서비스 중심의 소비 수요와 위안화 강세로 인한 해외여행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부양책 발표로 (카지노) 산업 리레이팅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중국인의 소비 확대는 매스의 증가도 수반하지만 결국 VIP의 회복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따른 카지노 VIP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VIP 고객층의 자산 가치에 영향을 주는 부동산 경기 회복 여부가 확인돼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관광개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롯데관광개발 제공) ⓒ News1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매스 위주의 영업을 하는 롯데관광개발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임수진 연구원은 "롯데관광개발의 경우 매스 비중이 80~90%로 추정돼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제주는 무사증 제도로 중국인 입도객 수가 이미 2019년 수준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러한 전망은 3분기 실적 예상치로도 확인된다. 롯데관광개발에 대한 3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13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183억 원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파라다이스와 GKL은 VIP 비중이 약 70~8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중국발 효과를 즉각적으로 보진 못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주요 업장의 드롭액(칩 구매 총액)과 홀드율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며 3분기 호실적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름 성수기였던 3분기 파라다이스의 증권가 컨센서스는 매출액 2712억 원, 영업이익 3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GKL 또한 매출액 952억 원, 영업이익 97억 원으로 전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j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