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애 내세운 '열린관광지'라더니…162곳 중 수어 해설사 9명 불과

"장애인 여행 경험 유도보다 시설 확충에만 집중한 결과"
박수현 의원 "소외된 장애인 위한 근본적인 접근 필요"

2021년 열린관광지에 선정된 대구 비슬산 군립공원(한국관광공사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한국관광공사가 시행하는 열린관광지 사업에 정작 장애인이 소외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수현 의원이 공개한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조사한 '2022 장애인의 삶 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는 장애인이 83.9%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한 2021 국민여행조사에서 15세 이상 국민의 국내여행 경험률을 93.9%에 달해 부족한 장애인 여행 경험 실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시작한 열린관광지 사업이 실질적인 장애인 여행 경험 유도 대신 시설 확충에만 집중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4.4.22/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박 의원은 "1600만 명에 달하는 관광취약계층(장애인, 고령자, 영유아 동반가족, 어린이, 임산부)을 위한 열린관광지 사업이 점자 팸플릿, 촉지·음성 관광안내판 설치, 장애인 주차장 및 보행로 개선 등 시설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관리 측면에서는 모니터링을 실시하지만 지자체에 보수 권고만 할 수 있을 뿐 강제할 수단이 없다"고 꼬집었다.

'유지관리 우수 관광지'로 선정한 곳에 5000만 원의 보수 인센티브를 부여하던 제도는 2023년 폐지돼 시설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도록 독려할 유인책마저 사라진 상황이다.

박 의원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해설사의 부족한 점도 꼬집었다. 전국 3600명의 문화관광해설사 중 수어가 가능한 해설사는 단 24명이며 162개 열린관광지에 수어 가능한 해설사는 고작 9명에 불과하다.

박수현 의원은 "열린관광지 사업은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여가와 휴식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라며 "관광공사는 보다 체계적이고 세밀한 관리로 열린관광지가 명실상부하게 '모두를 위한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