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빚 갚자고 친구 성매매 시키는 청소년…2차 범죄 심각"

[국감초점]"예방·치유 절실하지만, 예산-의지 모두 부족"
진종오 "치유부담금, 2% 아닌 0.3%만 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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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김형준 기자 = 청소년들이 불법 도박에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중독에 빠져는 것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2차 강력범죄'까지 급증하면서 이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예방·치유 지원'이 절실하다며 여야가 한목소리를 냈다.

15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은 최근 급증한 청소년 도박 문제와 관련해 단속과 처벌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예방과 (중독에 대한) 치유가 더욱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도박의 특성상 청소년기에 도박을 접하게 됐을 경우 성인보다 더 쉽게 중독될 수 있고 중독 치료도 어렵기 때문이다. 청소년이 도박에 노출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이에 대해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예방과 치유를 위한 예산 확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의 중독예방 치유부담금 비율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며 "(현재 치유부담금으로) 순매출액의 0.3%를 부과, 징수하고 있는데 이는 선진국인 1~2%보다 많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했다.

현재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 따르면 감독당국은 카지노 등 사행산업체의 매출액에서 각종 세금 및 고객 환급금(당첨금) 등을 제외한 수입액 100분의 2 이하 범위에서 예방·치유 비용을 부과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하지만 진 의원의 지적에 따르면 실제 징수액은 부과 상한선의 100분의 1 수준인 0.3% 수준이라는 것이다. 법령은 선진국과 동일한 수준이지만 실 부과액이 턱없이 적다는 것이 진 의원의 설명이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2024.9.26/뉴스 ⓒ News1 김민지 기자

청소년 도박 문제는 학교폭력, 불법 사채, 성매매 등 2차 강력 범죄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예방 교육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진 의원은 "최근 3년 사이 불법 도박에 빠진 청소년은 5배나 급증했다"며 "도박 빚에 빠진 후 빚을 갚기 위해 친구를 성매매 동원시키고 마약 '던지기'를 하는 등 도박 문제가 또 다른 청소년 강력범죄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정부가 설립한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예치원) 활용 방안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도박 중독 관련 치유 상담 서비스 현황을 보면 2020년 대비 (상담 사례가) 두 배로 증가하고 있는데 상담시설이나 인력들은 별다른 변동이 없다"며 "현재 예치원이 300억 원대 여유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쌓아만 두고 있나"며 의문을 제기했다.

예치원은 2013년 8월 정부가 설립한 기관으로 도박 중독 치유 및 재활 서비스, 도박문제 관련 연구, 도박중독 분야 전문인력 양성 등을 하고 있다. 중앙 센터를 비롯해 총 14개 치유재활 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중 청소년 전담 인력은 없는 상황이다.

조 의원은 이어 "도박 관련 청소년 상담, 치유프로그램은 2017~2018년에 개발한 것뿐"이라며 "5~6년 전 개발 프로그램으로 현재 온라인 도박에 대한 올바른 치유 대응이 가능하겠냐"고 지적했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4.7.2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조 의원은 또 "청소년 불법도박 중독은 불법경영 사이트를 무차별 배포하는 나쁜 성인들의 문제"라며 "청소년 불법 도박 원천 차단하도록 하는 강력 단속, 처벌, 폐쇄. 인증절차 강화해서 아예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신미경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원장은 "청소년 전담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하고 있지만, 일단 맞춤형 프로그램은 질의대로 더 꼼꼼하게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9월 25일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 '청소년 대상 사이버도박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2925명을 검거(구속 75명)하고 범죄수익 총 619억원을 환수했다고 24일 밝혔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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