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공휴일, 관광적자만 늘릴 판"…정부 '국내여행 지원' 먹힐까

4분기 국내여행 수요 위축 전망에 특단 조치
정부 포함 100여개 기관 대국민 가을여행 캠페인 진행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해외 여행을 떠나려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4.9.1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국군의 날(10.1)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개천절(10.3), 한글날(10.9)까지 최장 12일을 쉴 수 있는 징검다리 연휴를 앞두고 정부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뛰는 물가에 끊이질 않은 음식 바가지 논란으로 국내여행 소비는 줄어든 한편, 해외로 떠나는 내국인들이 늘어나면서 관광수지 적자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국내 관광을 위한 숙박권 배포 등 다양한 유인책을 내고 있다.

29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3년 국민여행 지표에 근거해 타분기 대비 올해 4분기에 국민의 국내여행 수요 위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전통적인 여행 비수기인 3월, 6월, 11월 중에서 11월에 국민의 국내여행 총량·지출액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5일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관계부처 17개 시·도, 한국관광공사, 문화관광연구원 등과 함께 국가관광전략회의 확대조정회의를 갖고 10월 연휴 국내여행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유 장관은 "국민의 휴일이 하루 늘면 월 국내 여행 횟수가 약 390만 회 증가하고, 월 국내 여행 실질 소비액은 4635억 원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당장 10월1일이 공휴일이라 징검다리 연휴가 겹치면서 국민이 해외여행을 가실지 걱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문체부는 특단의 조치로 지자체·공공기관·민간 등 100여 개 기관과 10월부터 12월까지 '대한민국 구석구석 여행가는 가을' 캠페인을 전개한다.

가을 여행코스를 발굴해 알리고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교통과 숙박, 여행상품 등 국민 체감도가 높은 특별 할인 혜택을 약 58만 명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국내여행과 해외여행 격차를 줄이는 것은 해묵은 과제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을 보면 코로나 팬데믹 이전, 2019년 해외로 출국하는 국민은 약 2800만 명으로 해외 지출액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2%에 해당하는 4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해외 출국자 및 지출액도 비슷한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1~7월 국민해외관광객은 1653만 명으로 2019년 동기 대비 94% 수준 회복했다.

반면 국내여행 지출액은 줄어드는 추세다. 컨슈머인사이트가 분석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 국내숙박여행자가 1회 여행에서 지출한 총경비는 23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지속 상승해 최고치를 보였던 2022년 26만 1000원과 비교하면 2년새 11.9%(3만 1000원) 감소한 것이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겸임교수는 "최근 들어 '로컬'(현지)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으나, 여전히 지역마다 차별화된 매력이 부족하다"며 "어딜가나 유행한다고 하면 출렁다리, 스카이워크 등 천편일률적인 것들만 만들어 내는 데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도 갈 바에 일본이나 동남아 간다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닐 정도로 물가가 많이 올랐다"며 "만약 항공권(이동 수단) 가격을 제외하고 현지 여행 경비를 비교하면 정말 해외여행이 더 저렴할 수 있을 것이라 안타깝다"고 했다.

한편, 비자(Visa)가 올해 상반기 한국인의 해외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출액이 가장 큰 나라는 지난해 이어 '일본'이 1위였다. 일본에서 지출된 전체 금액 중 백화점에서 소비한 금액이 30%를 차지하며 가장 높았고, 할인매장(14%), 의류잡화(10%) 등에도 많은 돈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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