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지우학' 좀비 보자 절로 비명…공포체험 성지된 '이곳'

"저분들 다 연기자야. 이거 그냥 체험이잖아. 으악! 엄마!"

(용인=뉴스1) 김형준 기자 = 군대도 다녀온 대한민국 신체건강 남성인 기자는 눈앞에 뛰어오는 좀비들 앞에서 오랜만에 그리운 엄마를 힘껏 불렀다.

연기자인 것을 알아도, 테마에 대한 브리핑까지 다 들었는데도 그냥 무서웠다. 꿈자리 사나우면 어쩌지.

넷플릭스의 좀비 테마 드라마 '지금우리학교는'(이하 지우학) 속 가상의 배경 도시 효산시가 현실에 그대로 재현됐다. 음산한 분위기와 기괴한 소리, 좀비가 점령한 효산고등학교 건물은 방문자들을 드라마 속 현장으로 끌어들인다.

가을을 맞아 에버랜드가 올해도 공포 체험 팝업 '블러드시티'의 문을 열었다. 8번째를 맞은 이번 블러드시티는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드라마 '지우학'과 '기묘한이야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콘텐츠를 마련한 것.

드라마 배경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SNS 등에서 '공포체험 성지'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에버랜드 블러드시티를 <뉴스1>이 직접 찾아봤다.

먼저 지우학 테마존은 입구부터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에버랜드 알파인지역에 마련한 테마존은 넷플릭스의 시그니처 오프닝 화면을 형상화한 듯한 화려한 입구로 시작한다.

안쪽으로 들어서면 드라마 속 효산고 건물을 마주하게 된다. 피 묻은 창문과 스산한 그림자, 창문을 쿵쿵 치는 소리가 공포감을 배가시킨다.

효산고 복도와 교실처럼 꾸민 통로를 지나면 좀비 사태로 폐허가 된 시가지를 만날 수 있다. 시가지 한쪽에는 효산고 교복을 빌리거나 좀비 분장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지우학 테마존의 백미는 '호러메이즈'다. 직접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분해 좀비들이 가득한 효산고를 탈출하는 콘텐츠다. 보건실, 도서관, 과학실 등 9개 테마의 미로를 통과하며 공포 체험을 할 수 있다.

호러메이즈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귀신의 집'과 유사하지만 드라마 IP를 활용해 몰입도를 한층 높였다. "이건 연기자들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들어가도 손에 땀을 쥘 정도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매일 저녁 블러드시티 특설무대에서 펼쳐지는 지우학 라이브 공연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공연에는 남라, 청산, 온조 등 드라마 캐릭터가 동일하게 등장한다.

교실 창틀을 두고 좀비들과 대치하거나 스피커 소리에 좀비들이 움직이는 등 드라마 속 명장면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무대를 폭넓게 활용해 관객들도 한층 높은 공포감을 느낄 수 있다.

지우학 테마 교복으로 분장하고 친구와 현장을 찾은 박시온 씨(32)는 "티익스프레스(롤러코스터)를 타러 왔다가 블러드시티도 함께 찾게 됐다"며 "라이브 공연의 사운드와 분장 등이 현장감 있어 좋았다"고 호평했다.

에버랜드 축제콘텐츠 존에는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를 테마로 한 공간이 들어섰다. △스타코트 몰 △지하 비밀기지 △뒤집힌 세계 등 다양한 공간들이 1970년대 감성으로 꾸며져 있다.

드라마의 '메인 빌런'인 마인드 플레이어 조형물도 약 7m 높이로 설치돼 사진 스팟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기묘한이야기 테마존에서는 방탈출 게임과 같이 미션을 풀며 드라마 IP를 체험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Z폴드6를 활용해 암호를 해독하는 등 다채로운 미션들이 준비됐다.

테마존에서 모든 미션을 통과하면 키링, 우표 등 기묘한 이야기를 콘셉트로 한 다양한 굿즈들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식음료(F&B) 코너도 드라마 IP를 십분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대표 메뉴는 지우학 테마의 '과학쌤해독에이드'다. 맛은 일반적인 과일 에이드지만 컵홀더와 토핑 등을 활용해 으스스하게 표현했다.

기묘한 이야기에 나오는 아이스크림 가게 '스쿱스아호이', 1970년대 느낌의 핫도그 트럭 등도 마련했다. 모두 드라마 속의 종업원 복장 등을 살려 영업을 하고 있다.

박주현 에버랜드 파크기획그룹장은 "넷플릭스 IP 활용과 다양한 체험 요소를 개발해 호러 콘텐츠의 질을 높였다"며 "고객들이 직관적으로 스토리를 이해하고 보다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