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규제 완화, 카지노 '규제 숨통' 물꼬 틀까
외국인 베팅액 '30만→3억원' 상향 추진…업계 '깜짝'
"기대 안한 규제 완화 현실화로 추가 완화 가능성 확인"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내국인 중심으로 운영해 온 강원랜드(035250)의 외국인 베팅액 상향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규제 완화에 대한 카지노업계의 기대감이 커졌다.
'대표 규제 산업'으로 불리는 카지노는 꾸준히 규제가 강화돼 온 반면 완화 조치는 찾아보기 어려운 업계였다. 그러나 이번 강원랜드 규제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증권가의 전망이 잇따르면서 산업 전체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 많아졌다.
8일 카지노업계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감독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카지노 영업 제한 사항에 대한 변경 허가를 받았다. 영업 제한 변경안에는 외국인 베팅액 제한 30만 원을 최대 3억 원으로 상향하는 안이 담겼다.
강원랜드는 기존 테마파크 부지를 활용해 내국인 영업장과 이원화해서 운영할 계획으로, 기존에 없던 새 수익원이 생기는 것과 다름없다.
카지노업계가 이보다 더 주목하는 점은 이번 조치가 '규제 강화' 일변도였던 기류가 '규제 완화' 쪽으로 변하는 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사안들은 아니지만, 완화 움직임이 있다는 것 자체에 놀랐다"며 "규제로 인해 성장성을 크게 제한받고 있었는데 기대감이 생겼다"라고 조심스럽게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 카지노업계는 산업이 태동한 지 5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마카오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국가에 비해 규모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걸음마 수준이다. 2029년 개장을 목표로 첫 초대형 카지노를 준비 중인 일본에조차 추월당할 위기다.
실제 세계 카지노 시장 규모는 약 1568억 달러(209조 원)로 추산되지만, 이중 국내 전체 카지노업계(외국인 기준)가 차지하는 비중은 1%인 2조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강원랜드를 제외한 모든 카지노가 외국인 전용인 만큼 관광진흥에 있어서 효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산업인데도, '도박'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탓에 각종 규제를 받아 성장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은다. 영업장 수와 매출액 규모부터 방문일 수, 베팅 한도, 자격 제한 규제 종류도 다양하다.
이번 강원랜드의 외국인 베팅액 상향이 이례적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시장에서 기대하지 않던 규제 완화의 현실화를 통해 향후 추가적인 규제 완화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직 확인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규제 산업에서 규제 완화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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