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여기어때, 입점업체 6300곳 중개수수료 1%p 인하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야놀자와 여기어때가 영세 입점업체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중개수수료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숙박 플랫폼 자율규제 방안 발표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발표회에는 야놀자, 여기어때 사업자들과 인터넷기업협회, 숙박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플랫폼 자율기구 갑을 분과 구성원들을 비롯해 공정위 부위원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자율규제 방안은 △이용사업자(제휴점주)와의 상생 및 부담 완화 방안 마련 △입점계약 관행 개선 △플랫폼-이용사업자 간 분쟁 처리 절차 개선 등으로 구성됐다.

◇야놀자·여기어때, 하위 40% 입점업소 중개수수료 1%p 인하

먼저 협의에 참여한 모든 플랫폼 사업자들은 자율규제 방안 최초로 입점 소상공인에 대해 중개수수료를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모두 각 플랫폼 모텔영역 내 거래액 하위 40% 입점 소상공인에 대해 한시적으로 중개수수료를 현재 10% 수준에서 9% 수준으로 1%p(포인트) 내린다. 야놀자는 오는 2025년 1월부터 1년 6개월간, 여기어때는 오는 11월부터 1년간 인하한다.

야놀자 수혜 업소는 약 3500개, 여기어때 수혜 업소는 약 2800개로 중복을 포함해 총 6300개 입점 업소가 중개수수료 인하 대상이 될 예정이다.

현재 야놀자는 해외 온라인여행사(OTA) 연계 판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입점 소상공인들은 해외 OTA에 입점하지 않고도 고객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당초 번역 비용 등을 고려해 연계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할 예정이었으나 무료 정책을 1년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입점 소상공인과 2만여 개 일반 여행사를 무료로 중개하는 서비스도 연내에 제공할 계획이다.

◇필수 약관 내용 협의…'자율분쟁조정협의회' 구성키로

숙박 플랫폼 입점 계약 관행도 개선한다. 개선방안에는 숙박 플랫폼 사업자가 입점 소상공인과의 거래를 위한 약관(계약서)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할 사항과 플랫폼 사업자의 사전 통지 의무를 담았다.

구체적으로는 △입점 계약 기간 △계약 해지 사유 등 약관에 명시할 내용을 정했으며 △검색 노출 기준에 대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안내할 의무 △입점 계약 변경 시 사전 통지 의무 등의 내용을 포함해 다툼의 여지를 줄였다.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 소상공인 간 분쟁을 민간 주도로 해결하기 위해 객관성과 독립성이 확보된 '숙박 플랫폼 자율분쟁조정협의회'(가칭)도 설치하기로 했다.

협의회의 구체적인 사항은 플랫폼 사업자들 간의 협의를 통해 오는 11월까지 마련하고 2025년 2월 말까지 시범 운영을 거쳐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자율규제의 실효적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자율기구를 통해 2025년 두 차례 이행상황을 점검하기로 했으며 합리적인 사유 없이 미이행한 사항이 있는 경우 1차로 경고하고 반복될 경우 미이행 사업자 현황과 내용을 대외적으로 공표하기로 했다.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자율규제 방안은 이해당사자들의 활발한 소통과 협의를 통해 숙박산업 발전·상생에 필요한 내용으로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대화를 기반으로 한 상생 문화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돼 플랫폼 생태계가 더욱 건강해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플랫폼들 "제휴점주 편의 증진"…숙박업계 "일부 인하 아쉬움"

플랫폼 업계는 이번 자율규제 방안을 시작으로 점주 이익 증진과 관광 산업 발전을 위해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배보찬 야놀자 플랫폼 부문 대표는 "야놀자는 여행 및 관광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책임과 역할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자율규제와 더불어 대한민국을 관광대국으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명훈 여기어때 대표이사는 "제휴점주와의 동반성장이 여기어때에도 도움이 된다는 철학을 갖고 제휴점주의 이익, 이용자 편의 증진, 지역사회와 숙박업계의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숙박업을 영위하는 소상공인 업계는 이번 방안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일부 업체에만 해당하는 수수료 인하 방침에 아쉬움을 표했다.

정경재 숙박업중앙회장은 "일부 제휴업체만 수수료 인하의 대상이 되는 점은 아쉬우나 숙박 플랫폼 자율규제를 계기로 대화의 장을 마련한 만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점차 개선해 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허영회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은 "그간 정부의 중재 노력을 통해 자율규제안을 마련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수수료 인하라는 상생 방안에 합의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며 플랫폼 업계 동반 성장의 사다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자율규제 방안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을 고려해 시행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 재검토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향후 자율규제 이행 점검과 재검토 논의 과정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j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