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 좌절시키는 취소 수수료…해소 방안 없나 [여행 라이브]

글로벌 여행 플랫폼 예약객의 불만 폭주
취소 수수료 면제 제도 도입나선 국내 플랫폼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A 씨(30세)는 취업 준비 도중 계속된 낙방으로 리프레시를 위해 일본 한 달 살기를 떠났다. 그러던 중 원하던 회사에서 면접 통보를 받게 된다. A 씨는 모 글로벌 숙박 플랫폼에 남은 20일에 대한 숙소 예약 취소 요청을 했지만, '환불 불가 상품'을 예약했다는 이유로 취소가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결국 200여만 원에 달하는 숙소비를 환불받지 못한 채 수수료를 허공에 날리게 됐다.

# 평소 맛집 투어를 즐기는 B 씨(35세)는 이탈리아 여행을 계획했는데 인후통으로 불가피하게 여행을 취소해야 했다. B 씨는 오랜 시도 끝에 글로벌 숙박 플랫폼과 상담 연결 후에 상황 설명과 처방전을 제출해 환불 가능 여부를 물었지만,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최근 글로벌 숙박 플랫폼을 예약한 여행객 사이에서 취소 수수료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호텔 커머스 플랫폼 사이트마인더(SiteMinder)에 따르면 2023년 호텔 예약 취소율이 20%에 달했다. 이는 여행객 5명 중 1명은 휴가를 즐기지 못한 것도 모자라 허공에 돈을 날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취소 수수료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은 나날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분석한 결과, 2019~2022년 숙박 관한 국제 거래 소비자 상담은 총 9093건에 이르렀고 그중 해외여행 시 주로 찾는 글로벌 숙박 플랫폼에 대한 불만이 5844건(64.3%)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주요 불만 원인으로는 △환불 불가 조건 우선 적용 △한국어 고객센터 부재 및 미흡 대처 △환율 차이에 따른 실 결제 금액 변동 등이 꼽힌다.

이에 소비자원은 분쟁 발생 시 해외사업자는 국내의 상담·분쟁조정 등 절차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해외 예약대행사(OTA) 계약 시 환불 과정(소비자원 제공)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은 없는 걸까.

숙박 플랫폼 입장에서 이를 해결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태다. 숙소 취소에 대한 비용 부담을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객실의 청결 유지부터 환불 규정까지 모든 운영은 각 제휴 숙박 업체가 관리하고 있다. 즉, 업소가 환불해주지 않는 건들에 대해 플랫폼이 모든 책임을 지고 취소 수수료를 환급해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다.

일부 국내 숙박 플랫폼들은 취소 수수료 면제 제도를 도입하기도 한다.

야놀자 플랫폼은 여름 성수기 한시적으로 선보인 '캔슬프리'를 정식 서비스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해외여행 계획 중 발생할 수 있는 예기치 못한 상황들에 대비해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서비스다.

캔슬프리는 실제로 소비자들이 자주 겪는 취소 사유를 중심으로 다양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대개 큰 질병 같은 제한된 상황에만 적용되는 것과 달리, 이 서비스는 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일상적인 상황을 포괄한다.

예를 들어, 여행객의 건강 문제, 교통 및 날씨 문제, 심지어 경미한 건강 이상이나 이직, 학회 참석 같은 개인 사유에도 적용되어 여행객들에게 더 유연한 여행 경험을 제공한다.

야놀자 관계자는 "캔슬프리는 사유에 부합하기만 하면 취소 수수료 전액을 면제해줘 부담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고객의 신뢰와 만족도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인터파크트리플도 항공권 취소로 인해 발생하는 수수료뿐만 아니라 환불 수수료 등 최대 50만 원까지 보장하는 서비스인 'INT케어'를 출시했다.

타이드스퀘어가 운영하는 온라인 여행 서비스 프리비아(PRIVIA) 여행도 올해 12월31일까지 국제선 항공권 환불 수수료 면제 프로모션을 선보인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