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예약, 어디도 못 믿겠다"…'공홈' 몰려드는 호캉스족
티메프 사태 여파…"돈 더 주더라도 공식 홈페이지 이용"
자사 홈 띄우는 호텔업계…가격 보장 정책 등 운영
-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티메프 사태 이후 모든 게 다 불안해요. 이번 여행 숙소 예약은 호텔 공식 홈페이지에서 했습니다. 이제 아무도 못 믿겠어요."
티몬·위메프(티메프)의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가 발생한 이후 소비자들이 여행 상품, 특히 숙박 분야에서 제3의 판매처나 플랫폼을 통한 예약을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사태를 통해 플랫폼을 이용했을 때 문제가 발생하면 온전한 피해 보상이나 여행 일정 변경이 어렵다는 점을 체득하면서 각 업체들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9일 호텔·리조트 업계에 따르면 티메프 사태 이후 휴가철을 맞아 숙박 등 여행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각 리조트나 호텔 체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티메프 사태로 다시 숙박 예약에 나섰다는 소비자 A씨는 "온라인 여행사(OTA) 플랫폼이 9000원 더 저렴했지만 숙소 홈페이지에서 예약했다"며 "공식 홈페이지에서 결제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티메프를 통해 숙박을 비롯한 여행 상품을 예약했던 많은 소비자들은 아직 피해 금액을 환불받지 못하고 있다. 야놀자, 여기어때 등 플랫폼들이 자체적인 보상안을 제시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PG사나 카드사를 통한 피해 금액 환불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호텔 등 숙박 업체 홈페이지나 유선을 통해 예약 문의를 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시내 한 4성급 호텔 관계자는 "성수기인 만큼 원래도 문의가 많긴 하지만 최근 전화 등으로 홈페이지 예약을 했을 때 어떤 것이 저렴한지,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다"고 상황을 전했다.
티메프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OTA나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호텔, 리조트 등 숙박 시설을 예약하는 경우가 많았다. 업체별 가격 비교를 쉽게 할 수 있고 플랫폼 자체 특가 상품이 나올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호텔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플랫폼이 공식 홈페이지보다 언제나 저렴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글로벌 체인 호텔들의 경우 고유의 멤버십 혜택도 받을 수 있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이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 자체적인 행사나 가격 보장 정책을 이용해 플랫폼 예약보다 합리적으로 호텔을 이용할 수도 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똑같은 조건의 상품인데 공식 홈페이지가 비싼 경우 고객이 클레임을 걸 수 있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공식 홈페이지에서 더 비싼 가격에 상품을 판매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호텔업계 입장에서도 판매 중개 플랫폼을 이용하면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자사 다이렉트 채널로의 유입을 높이기 위해 각종 프로모션들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제주의 한 5성급 호텔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 이후 공식 홈페이지의 공신력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며 "OTA나 판매 플랫폼들을 이용하면 수수료 등 부담이 있기 때문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이 활성화되는 것은 호텔 입장에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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