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출발인데 날벼락"…티몬·위메프 사태에 휴가 망친 여행객들
정산 지연 사태 여파…여행상품 구매 고객들 '발 동동'
정산기한 통보한 여행사들…타 제품 셀러들도 불안감 고조
-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당장 내일 제주도로 출발인데 취소라니요. 여름휴가라 일정 조정도 어려운데 정말 화가 나네요."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국내외로 여행을 준비하던 이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정산 지연 사태로 예약했던 상품들이 줄취소되고 있어서다.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한 주요 여행사들은 정산 기한을 통보하고 이를 어길 시 계약 해지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여행업계 외에도 많은 입점 셀러들은 대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의 일부 판매자들은 정산 지연 사태가 길어지면서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 취소와 환불을 요청하고 있다.
◇항공권도 호텔 예약도 '직전 취소'…"환불은 언제"
티몬과 위메프에서 상품을 구매했던 이들은 SNS 등을 통해 당혹감을 표하며 피해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예정했던 휴가 계획이 직전에 틀어지게 된 여행 상품 구매객들의 원성이 높다.
제주로 여행을 계획하던 한 예약자는 "당장 내일 출발하는 비행기 티켓이 취소된다고 (티몬 정산연기에 대한) 문자가 왔다"며 "(여행사로) 입금을 하면 티켓은 유지해 준다지만 환불은 티몬에서 알아서 받아야 한다고 한다. 화가 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티몬에서 여름휴가 일정을 예약했다는 한 소비자는 "다음 주 월요일이 출국이었다"며 "여행사 계좌로 중복 입금을 해주고 항공권과 숙소 예약은 유지했는데 티몬에서 결제했던 300만 원은 언제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항공권뿐만 아니라 티몬, 위메프를 통해 국내 호텔과 워터파크 등을 예약한 이들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계획이 틀어진 것은 물론 상황이 지속하면서 환불 자체가 가능할지에 대한 불안감도 커졌다.
티몬에서 국내 호텔을 예약한 소비자는 "호텔에서는 정상 예약이 됐다고 하는데 바로 직전에 취소되는 상황을 보니 불안하다"며 "8월 초에 잡아 둔 휴가라 다른 계획을 세우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워터파크 입장권을 구매한 한 소비자는 "지난 일요일에 워터파크 (입장권을) 구매한 것을 환불 신청했다"며 "카드 취소가 안 돼서 계좌이체를 해준다는데 (제대로 이뤄질지)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계약 해지' 고려하는 여행사들…타 제품 셀러들도 '불안'
하나투어(039130)와 모두투어(080160), 노랑풍선(104620), 교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은 지난 6월 예약분에 대한 정산금을 받지 못하자 지난주부터 티몬과 위메프에서 여행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25일까지 정산 기한을 통보하고 기한 내에 정산을 받지 못하면 내용증명 발송과 계약 해지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짧은 시간 내에 큰 액수를 정산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여행사들은 여행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로 이달 출발 건에 대해서는 차질 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여행업계 외에도 티몬과 위메프를 통해 제품을 파는 소상공인 셀러들도 피해에 대한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셀러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언제 (정산 대금을) 준다는 공지도 없었다"며 "당연히 줘야 할 돈을 못 주는 플랫폼은 자격이 없다"는 등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티몬과 위메프는 제3의 금융기관에 자금을 보관했다 지급하는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8월 중 도입하기로 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전날 "판매자들에게 빠르고 안전한 대금 지급을 지원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정산 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며 "제3의 금융기관과 연계해 자금을 안전하게 거치하고 빠른 정산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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