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큰고니 세쌍둥이' 야생으로…방사 프로젝트 추진
야생에서 구조한 큰고니 부부의 쌍둥이 '봄·여름·가을'
낙동강하구에코센터·조류생태환경硏과 종 보전 업무협약
-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에버랜드는 천연기념물 제201-2호인 주토피아 큰고니 세쌍둥이의 야생 방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에버랜드는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조류생태환경연구소와 '멸종위기종 보전 및 생태계 복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각 기관은 이번 협약을 통해 큰고니 야생 방사 프로젝트와 함께 국내 멸종위기종 보전을 위한 상호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멸종위기종 번식 역량을 가진 에버랜드, 철새도래지인 을숙도 철새공원을 보유한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조류생태의 학문적 전문성과 데이터 분석 능력을 갖춘 조류생태환경연구소가 시너지를 발휘해 효과적인 종보전 활동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3개 기관은 지난해 6월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큰 고니 세쌍둥이 봄·여름·가을을 을숙도 철새공원에서 보호 관리하며 GPS를 부착하고 이동 경로를 분석해 이번 겨울 야생 큰고니 무리와 함께 동행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프로젝트의 주인공 큰고니 세쌍둥이는 특별한 사연을 갖고 있다. 부상으로 무리에서 낙오된 '날개·낙동' 부부의 새끼들을 야생으로 돌려 보내는 것이다.
일명 백조로 불리는 큰고니는 겨울철에만 우리나라에 머물고 여름엔 러시아 북구 툰드라와 시베리아 등에서 살면서 번식을 한다. 부모인 아빠 날개와 엄마 낙동은 원래 야생 철새였으나 지난 1996년 아빠 날개가 총에 맞은 채 경기 남양주시 인근에서 부부가 함께 발견됐다.
한 번 정해진 짝과 평생을 함께하는 큰고니의 특성상 엄마 낙동은 아빠 날개 곁을 지키다가 부부가 함께 무리에서 낙오됐는데 조류보호협회 관계자들로부터 극적으로 구조돼 에버랜드에서 새로운 생을 살게 됐다.
더 이상 날지 못하게 된 날개와 낙동 부부는 에버랜드에서 건강하게 지냈지만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20여년간 새끼를 낳지 못했으나 지난 2020년 수의사와 사육사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서 첫째 '미오'를 부화시킨 바 있다.
큰고니는 야생에서 수명이 25년 정도로 날개와 낙동 부부는 사람 나이로 치면 70대에 첫 새끼를 보았으며 지난해엔 봄·여름·가을·겨울 네쌍둥이 부화에도 성공했다.
에버랜드와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조류생태환경연구소는 지난해 7월부터 큰고니 가족들에게 최선의 방안을 모색한 결과 선천적으로 건강이 완전치 않은 겨울을 제외한 나머지 세쌍둥이를 야생 철새 무리들과 동행시키기로 했다.
지난 10월부터 을숙도 철새공원에서 지내고 있는 세쌍둥이는 최대 60여㎞ 떨어진 곳까지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게 적응해 나가고 있으며 11월경 돌아오는 야생 큰고니 무리를 기다리고 있다.
정동희 에버랜드 주토피아 팀장은 "동물원에서 태어난 큰고니들이 야생 무리들과 섞여 번식까지 할 수 있다면 큰고니 보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며 "GPS로 상세한 이동 경로를 확인 할 수 있다면 큰고니 생태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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