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사위' 에어아시아 회장 "관광으로 한국에 돈 벌어 드릴게요"
[단독 인터뷰] 토니 페르난데스 캐피탈 A 회장
인천뿐 아니라 제주·부산·대구 노선 주목
-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런던=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한국 정부에게 바라는 점이 있습니다. 외국 항공사에 지방 공항 슬롯(Slot·항공기 이착률 횟수) 많이 배정해주세요."
지난 24일(현지 시간) 오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4 스카이트랙스 월드에어라인 어워드' 현장에서 '뉴스1'과 만난 토니 페르난데스 캐피탈 A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참고로 에어아시아그룹은 사명을 '캐피탈 A'로 바꿨다. 항공 서비스는 물론 물류, 핀테크, 웹3.0, 여행, 쇼핑, 모빌리티 등을 아우르는 종합 디지털 기업으로 발전하겠다는 비전에서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서울은 물론, 한국 각 지역에서 관광 수입을 끌어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외국 항공사가 다양하게 노선을 확대할 수 있도록 균등한 슬롯 배정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 제주·대구·부산 노선 띄우고파
말레이시아 국적의 페르난데스 회장은 익히 알려진 대로 한국 친화적인 '친한파'이다. 그의 부모 모두 포르투갈과 인도계통 집안 출신으로 사실상 한국과 인연은 없다.
그러나, 여러 행보를 통해 한국에 대한 애정을 과시해 왔다.
2018년 그는 자서전의 번역판 첫 출간 기념회를 열었고 팬심을 가지고 있는 박지성을 에어아시아 홍보대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2017년에 결혼한 한국인 아내를 두고 있기도 하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항상 한국은 핵심 시장 중 하나로 한국 고객, 협력사와 쌓아온 돈독한 관계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여기에 한국 시장은 탄탄한 아웃바운드(해외여행) 수요와 문화적 친화력, 아세안 여행지에 대한 관심 증가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19 이전에 운항한 '쿠알라룸푸르~제주'(에어아시아 엑스) 노선 재개는 물론 대구나 부산으로 취항하고 싶다"며 "머지않아 한국 정부가 승인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지난 2010년 한국 노선을 취항한 이후부터 줄곧 지방 공항으로 이어지는 노선 확대를 염원해 왔다.
◇ 365일 응대 가능한 실시간 채팅 도입"코로나 팬데믹으로 취소한 항공편에 대한 환불 문제가 불거졌는데, 올해 6월 중순 이후로 한국 승객에게 환불 완료해드릴 겁니다"
최근 몇몇 항공사의 잇따른 한국 노선 운항 결항, 단항 등에 따라 외국 항공사에 대한 한국 승객들의 민심이 예전 같지 않다. 에어아시아 역시 이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 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외항사의 경우 본사가 해외에 있고 한국인 직원 부재에 취소, 변경, 환불 등 빠르게 응대해야 할 서비스가 국적사보다 늦을 수밖에 없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는 순추천지수(NPS) 관리를 통해 모든 고객 접점 차원에서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며 "또 한국 지사 차원에서도 각 분야별로 개선점을 찾아 고객 만족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어 고객센터도 증설했고 다음 달부터는 365일 연중무휴 실시간 채팅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한국 고객들의 자주 묻는 질문(FAQ)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는 등 한국 고객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 15년 연속 '세계 최고 LCC'에어아시아는 지난 24일 런던에서 개최한 '2024 스카이트랙스 월드에어라인 어워드'에서 전 세계 저비용사(LCC)들을 제치고 15년 연속으로 '세계 최고의 LCC' 상을 거머쥐었다. 월드에어라인 어워드는 '항공업계 오스카상'이라 불릴 만큼 저명한 시상식이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수상에 감흥이 없냐는 질문을 받는데 전혀 아니다"며 "이 상은 우리 그룹의 2만 1000명의 직원들이 고객 행복을 위해 열심히 서비스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증거이자, 코로나 팬데믹을 비롯해 그동안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이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정직하고 의욕이 넘치고 노력하는 항공사이기 때문에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자신이 있다"며 "직원들은 이번 수상 이후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항공사' 상을 받고 싶다거나, '세계 최고의 객실승무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에어아시아는 저비용항공사의 한계에 도전할 예정이다. 일단, 올해 연말엔 동남아시아에서 아프리카로 비행하는 최초의 항공사가 된다. 오는 11월에 '쿠알라룸푸르~나이로비' 노선을 취항한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나이로비 노선에 저비용항공사(LCC)가 될지 아니면 대형항공사(FSC)가 될 수 있다"며 "계속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에어아시아 그룹은 통합을 앞두고 있다. 에어아시아 모회사인 캐피탈 A는 에어아시아 그룹 내 항공사를 통합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캐피탈 A는 단거리를 운항하는 에어아시아와 중장거리 노선에 집중한 에어아시아 X를 하나의 브랜드로 합병한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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