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항공사 출발 지연·결항 통보…"해외여행 괜찮을까"

기체 결함 등의 이유로 31시간 출발 늦춰
'항공기 정비' 목적이면 사실상 보상 방안 없어

인천공항 활주로에서 정비 관계자들이 타이어 파열로 멈춰 선 아틀라스 항공 화물기를 살펴보고 있다. 2024.6.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기체 결함으로 11시간 지연한 비행기로 7월 오사카로 떠나는데 너무 걱정돼요. 취소하자니 수수료가 비싸서 너무 고민됩니다."

"연착으로 악명 높은 항공사를 이용한 제 잘못이겠죠. 기체 결함이라고 20분 후 출발한다더니, 30분 지나서 급유 중이라고 하고 결국 3시간 지나서 출발했어요."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1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연이은 항공사 출발 지연과 관련해 소비자들의 불안과 불만 섞인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기체 결함 등의 이유로 항공사들이 출발을 지연하거나 비상착륙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인천공항에서 일본 오사카로 갈 예정인 티웨이 항공 여객기에 결함이 발생하면서 11시간 넘게 출발이 지연됐다. 이에 승객 310명 중 204명이 출국하지 못했고 장시간 기내에 대기하던 고객 중 한 명은 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에는 티웨이항공 태국 방콕발 청주행이 기체 결함으로 약 18시간 지연된 바 있다.

지난 3일엔 무안공항을 출발해 베트남 다낭으로 가려던 비엣젯항공의 비행기가 예정 시간보다 31시간 지연되며 결국 탑승객 없이 출발하기도 했다. 여기서 해당 항공사 측이 승객들에게 불과 7만 원의 보상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4월엔 인천발 방콕행 에어아시아 여객기가 운항 도중 기체 결함으로 인해 홍콩에 비상착륙했으며 5월엔 도쿄행 진에어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 중 기체 이상 감지로 점검한다는 이유에서 2시간가량 대기를 했다.

일방적인 취소 통보도 잇따른다. 제주항공은 오는 30일 '인천~괌' 노선의 오전 10시 40분 출발 일정을 오후 10시 20분으로 변경했다고 통보했다. 캐세이퍼시픽도 4월26일 오전 인천발 홍콩행 노선을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LOT 폴란드 항공은 6·7월 출발 '인천~바르샤바', '인천~부다페스트' 직항편을 대거 결항했다.

2일 오후 2시 출발 예정이던 무안국제공항발 다낭행 비엣젯항공 여객기(VJ8559)가 오후 6시 30분으로 다시 지연됐다. 해당 항공기는 전날 오후 8시 출발 예정이었으나 20시간이 지난 현재까지도 출발하지 못하고 결항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독자제공)2024.6.2./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이에 항공사뿐 아니라 여행사에 소비자의 불만 접수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중이다.

사실상 '항공기 정비' 명목하의 출발 지연은 항공사에 따라 보상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여행자보험 약관에 따라서 4시간 미만 지연은 10%, 4시간 이상부터 20% 항공권 가격에서 보상금을 받을 수는 있다.

모 패키지 여행사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결항과 지연에 대해선 사전에 알 수 없는데 왜 공지를 안 하냐는 불만이 접수된다"며 "최근 들어 이러한 불만이 급격히 늘었다"고 말했다.

항공사의 이러한 출발 지연 사태에 원인은 급격하게 늘어난 해외여행 수요에 무리하게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기재 수에 맞지 않은 무리한 증편과 취항으로 기체 결함까지 이어진 것"이라며 "팬데믹 이후 인력들이 100% 복귀하지 않은 가운데 매출 올리기에 급급하다 보니 결함 정비에 소홀하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고 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