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투명하게 즐기는 한식 축제…K-푸드 페스티벌 '넉넉' 가보니

[기로에 선 K-축제⑦]입점 단계부터 음식 중량·가격 표기
위생·규모·외국어 안내 등 일부 '아쉬움'

편집자주 ...과자 한봉지 7만원, 바비큐 한접시에 5만원. 비위생적인 환경과 어딜가나 비슷비슷한 축제 콘텐츠. 불과 지난해까지 국내 지역 축제나 전통시장에서 발견된 모습들이다. 과연 올해는 어떨까. 한국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요즘, 국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지역축제와 전통시장을 이 직접 암행취재 했다.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K-푸드 페스티벌 넉넉 행사장 전경. ⓒ 뉴스1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외국인 관광객들의 '최애 여행지' 중 1 으뜸으로 꼽히는 경복궁. 그 바로 앞 세종로공원에 푸드트럭들이 늘어섰다. 매주 수~일요일 열리는 한식 축제 'K-푸드 페스티벌 넉넉' 행사장이다.

서울시는 K-콘텐츠와 함께 한국 음식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색적인 한식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지난달 29일부터 K-푸드 페스티벌 행사를 열고 있다.

K-푸드 페스티벌은 지난해까지 운영했던 '한강달빛야시장'을 한식 특화 콘셉트의 상설 푸드마켓으로 개편한 행사다. 축제는 '상설'인 만큼 내년 5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K-푸스티벌 넉넉 행사장 안내도. ⓒ 뉴스1 김형준 기자

◇'퓨전' 한식 향연…중량·가격은 투명하게

행사장에는 총 16대의 푸드트럭이 입점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푸드트럭 최종 심사를 위한 현장 품평회를 열고 전문가 평가를 통해 입점 푸드트럭을 선발했다.

메뉴는 김치베이컨치즈전, 치즈 떡갈비, 누룽지 닭강정 등 먹거리부터 오미자 에이드 등 한국의 색깔을 살린 음료까지 다양하게 마련됐다.

눈에 띄는 것은 푸드트럭마다 설치된 가격과 중량표였다. 푸드트럭들은 모두 입간판을 세우고 메뉴와 가격, 중량, 원산지 등을 투명하게 표기했다.

K-푸드 페스티벌의 한 푸드트럭 앞에 놓인 입간판. 메뉴와 중량, 원산지 등이 명기돼 있다. ⓒ 뉴스1 김형준 기자
K-푸드 페스티벌 넉넉 현장에서 구입한 떡갈비. 메뉴는 명기한 중량 그대로 다회용기에 담아 준비된다. ⓒ 뉴스1 김형준 기자

최근 여러 지역 축제에서 발생한 '바가지 물가'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주최 측에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축제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주최 측은 처음 축제에 참여할 때부터 메뉴, 가격, 정량을 모두 명기하도록 했다"며 "실제 음식을 판매할 때도 중량을 달아 판매하는 등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1인분에 160g, 6000원으로 책정된 '눈꽃치 떡갈비'를 주문해 보니 큼지막한 떡갈비 2조각에 눈꽃 치즈가 수북이 올라간 메뉴를 받을 수 있었다.

현장의 식기는 다회용기로 통일해 일회용품 쓰레기를 줄였다. 행사장 한편에는 다회용기 수거함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뒷정리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열린 '한강달빛야시장'이 인파로 붐비고 있다.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축제 규모에 아쉬움…'푸드덕' 비둘기들에 일부 눈살

축제가 개편된 첫해이지만 K-푸드 대표 행사로 자리 잡기엔 규모가 작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흥행에 성공했던 한강달빛야시장이 대규모로 열렸던 것과 비교된다는 후기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반포한강공원과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열렸던 한강달빛야시장에 참여했던 상인 규모는 170여 개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방문객은 약 60만 명에 달했다.

이에 반해 제한된 공간에 16개의 푸드트럭이 참여하는 K-푸드 페스티벌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한강공원에 비해 비좁은 취식공간에 비둘기까지 날아들어 위생을 우려하며 눈살을 찌푸리는 방문객들도 목격됐다.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K-푸드를 체험하기 위해 행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섬세한 안내도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축제 방문자는 "종합안내소에 4개 국어 키오스크가 있었지만 각 푸드트럭 앞의 키오스크 주문란이 한글뿐이라 외국인들이 당황해하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많은 안내가 영어로 병기되긴 했지만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j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