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샷'이 뭐길래…SNS에 몸살 앓는 관광지[여행 라이브]
日 후지산 배경 편의점, 비매너 관광객에 몸살
스페인 사그라다 파밀리아·미국 라스베이거스도 사진 금지령
-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멋진 여행의 한 자락에 남기는 사진 한 장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그런데 이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가는 인증샷이 되면 그때부턴 '트렌드'(유행)가 된다.
화보 사진 방불케 하는 사진 한 장으로 그저 지나치기 쉬웠던 마을, 바다, 강, 카페, 음식점, 축제까지 명물이 된다.
국내 '함안 낙화 놀이'도 그중 하나다. 코로나 팬데믹 동안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2022년 3년 만에 진행한 축제엔 2019년 보다 3배 정도 많은 1만5000여 명의 관광객이 몰렸다.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무분별한 '인증샷'은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각종 소음 등으로부터 현지 주민을 보호하려는 사진 촬영을 금지하거나, 때로는 아예 해당 장소를 없애기도 한다.
최근 일본 야마나시현 후지카와구치코 마을에 있는 한 편의점은 화제의 중심이 됐다. 사진작가들과 여행 인플루언서(SNS 유명인)가 후지산을 배경을 두고 있는 평범한 편의점을 올리면서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게 된 것이다.
문제는 비매너 관광객들이 차량이 다니는 도로를 점령하고 사진을 찍어대거나 무단횡단을 하면서 위험천만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민들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에 해당 편의점에선 후지산을 가리는 대형 가림막을 설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벌써 온라인에선 해당 편의점 대신 '후지산'을 찍을 수 있는 장소들이 공유되고 있다. 그중 '꿈의 대교'라고 불리는 육교와 그 아래 도로까지도 이른 아침부터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오는 2026년 완공을 앞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지하철역도 최근 사진 촬영이 금지됐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교통국(TMB)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의 지하철역에 특정 영상 촬영을 제재하는 표지판을 설치하고 이를 위한 보안관도 배치했다.
SNS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역 에스컬레이터에 휴대폰을 올려두고 촬영한 영상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이를 찍기 위한 비매너 관광객들로 방문객과 시민이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보행자가 횡단보도에서 멈춰 서 있으면 최대 6개월의 징역이나 1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시행한 법령이다.
화려한 카지노 조명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이들이 보행자와 교통 흐름을 막으면서 미국 네바다주 클락 카운티는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이는 횡단보도 뿐 아니라 엘레베이터, 계단, 에스컬레이터 주위 6m 반경도 포함한다.
한류 열풍의 부작용으로 몸살을 겪은 스위스 마을도 있다.
손예진·현빈 부부가 출연한 '사랑의 불시착'이 큰 인기를 끌자 촬영지 중 하나인 스위스 이젤발트(Iseltwald)는 인증샷을 찍으려는 K드라마 팬이 몰려 문제가 됐다.
브리엔츠 호수 옆에 있는 작은 조용한 마을이었으나,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로 알려지면서 더 이상 예전의 고요하고 평온한 상태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
이에 스위스 지방정부가 나서 5스위스프랑(약 7300원)의 통행료를 징수하는 방식으로 인파를 줄이기로 했다. 통행료는 관광객이 버리고 간 오물 처리, 화장실 개선 등에 쓰인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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