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밥값만 연 2억?"…잘 키운 푸바오, 에버랜드 수익도 눈덩이
[판다경제]판다 한쌍 보호기금 연 100만弗…푸바오도 50만弗
국민 10명 중 1명 찾은 판다월드…푸바오 굿즈는 '완판 행진'
-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한국을 떠나 중국에서 새출발을 시작했다. 2020년 7월 20일, 국내에선 처음으로 자연 번식을 통해 태어나 1154일 동안 한국 팬들을 만나고 한 달여를 더 머무른뒤 중국으로 반환됐다.
푸바오가 약 4년의 시간을 에버랜드에서 보내며 '푸바오 열풍'을 일으키는 동안 발생한 경제적 효과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에버랜드는 수십억 원의 임대비용과 유지비용을 감당하고 있지만 판다를 통해 얻는 수익은 이를 훌쩍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억'소리 나는 먹잇값…바오가문 유지비는 얼마?아기 판다였던 푸바오를 어엿한 '푸공주'로 키워내는 데에는 수십억 원 규모의 유지비용이 든 것으로 추산된다.
에버랜드 등에 따르면 중국으로부터 판다를 임대하면 임대료 개념의 보호기금을 지불해야 한다. 에버랜드는 푸바오의 부모인 아이바오와 러바오를 데려와 1년에 100만 달러(약 13억 5000만 원)의 보호기금을 지불하고 있다. 푸바오가 태어난 후 400만 달러(약 53억 8000만 원)가 투입된 것이다.
첫 새끼(푸바오)를 출산하면 일회성으로 50만 달러(약 6억 7000만 원)를 부담해야 한다. 쌍둥이 동생인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태어났을 때는 일회성으로 30만 달러(약 4억 원)의 보호기금을 전달했다.
해외에서는 보호비용 부담으로 판다를 조기에 반환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과거 핀란드, 영국 등은 비용 부담으로 임대 기간이 종료되기 전 판다를 조기 반환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식비도 만만치 않다. 에버랜드는 판다들의 주요 먹이인 대나무를 경남 하동의 산림조합에서 1주일에 2회씩 공수하고 있다. 공수 비용은 연간 최대 2억 원가량으로 푸바오가 태어난 이후로 보면 최대 8억 원가량이 소요됐을 것으로 보인다.
푸바오에게 직접 투자되지 않는 기타 시설유지비, 사육사 인건비 등 부대 비용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푸바오 가족들에게는 약 70억 원대의 예산이 투입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판다월드 입장객만 550만명…굿즈 330만개 '완판 행진'
적지 않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에버랜드지만 판다들을 통해 거둬들이는 수익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1월 푸바오가 처음 대중에 공개된 이후 에버랜드에서의 '마지막 출근'을 했던 지난달 3일까지 판다월드에 입장한 방문객 수만 550만 명에 달한다. 국민 10명 중 1명은 푸바오를 보러 에버랜드를 찾은 셈이다.
판다월드만을 입장하기 위한 별도 입장권이 없기 때문에 방문자들은 에버랜드 종일권 등을 구입해야 한다. 삼성물산 사업보고서를 보면 에버랜드 파크이용권 요금은 △2021년 5만 6000원 △2022년 5만 8000원 △2023년 6만 2000원으로 올랐다.
부가수입도 상당한 수준이다. 에버랜드는 지금까지 푸바오를 활용한 굿즈(상품) 400여 종을 출시했다. 인형부터 스마트폰 그립톡, 키홀더, 마들렌 빵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푸바오 굿즈는 330만 개가 팔려나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에잇세컨즈와 협업해 출시한 의류와 액세서리 등은 '조기 완판'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 KB국민카드와 출시했던 'KB국민 에버랜드 판다카드 푸바오 에디션'은 출시 후 2영업일 만에 물량 소진으로 발급이 마감됐다.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에서 운영한 푸바오 팝업스토어에는 2주 동안 2만여 명이 몰렸다. 당시 11만 개의 굿즈가 팔렸고 1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푸바오와 '할부지' 강철원 사육사 등을 주제로 한 도서도 꾸준히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푸바오가 태어난 2021년 '아기 판다 푸바오'를 시작으로 강 사육사의 '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입니다'까지 5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판매량은 20만 부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에버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의 실적은 푸바오 공개 이후 꾸준히 상승세다. 코로나19 시기가 맞물린 점을 감안해도 '푸바오 효과'는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코로나 시기 32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던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푸바오 붐'이 일었던 지난해 661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171억 원에서 7752억 원으로 49.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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