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푸바오, 퍼스트클래스 아냐?"…무진동차량→전세 화물기로
사천항공 전세화물편으로 오후 4시 30분 출발
온도·기압 최적화…'할부지' 강철원 사육사 20분 단위 모니터링
- 김형준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난 가운데 푸바오가 타고 간 비행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푸바오는 일반 여객기가 아닌 전세 화물기를 탑승해 수의사와 사육사의 특별한 보살핌 속에 중국으로 이동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푸바오는 이날 오후 4시 30분 비행기로 한국을 떠났다. 항공편은 중국 쓰촨성 지역 국유항공사인 사천항공 전세기 '3U9680편'이다.
항공기는 인천을 떠나 중국 쓰촨성 청두국제공항으로 향한다. 최종 목적지는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 워룽 선수핑 기지다.
3U9680편은 전세 화물기로 푸바오와 함께 중국에서 온 판다 전문 수의사, 푸바오를 돌봐온 강철원 에버랜드 사육사, 조종사, 승무원 등 최소한의 인원만 탑승했다.
항공기의 온도는 판다가 좋아하는 18도로 유지했고 기압은 여객기와 동일한 수준으로 맞춰졌다. 기내에는 △대나무 △워토우 △당근 △물 △사과 등 푸바오가 비행 중 먹을 충분한 음식과 9가지 품목으로 구성된 비상 응급 약품도 실렸다.
비행기에 함께 탑승한 강 사육사와 중국 측 수의사는 20~30분 단위로 푸바오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랜드에 따르면 중국 측 판다 전문 수의사는 출발 일주일 전 에버랜드로 파견해 이송 준비에 함께 참여했다. 에버랜드는 예비 비행기편까지 마련해 비상 상황에 대비했다.
푸바오는 이동 중 흔들림과 외부 접촉에 따른 위험 요소를 차단하기 위해 가로 190㎝, 세로 130㎝, 높이 135㎝ 크기의 케이지 속에서 중국 선수핑 기지까지 이동한다. 케이지 무게는 270㎏에 달한다.
에버랜드 측은 한 달간 판다월드 내실에서 진행한 검역 기간 동안 푸바오가 케이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충분히 연습을 시켰다.
송영관 사육사는 푸바오 배웅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푸바오가 워낙 똑똑한 친구이기 때문에 케이지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을 놀이 행동처럼 즐겁게 잘 적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버랜드는 이날 푸바오와의 이별을 아쉬워하는 팬들을 위해 배웅 행사를 열었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6000여명의 팬들이 에버랜드를 찾아 푸바오와 작별 인사를 나눴다.
푸바오는 오전 10시 40분쯤 반도체 수송에 이용되는 특수 무진동 차량에 몸을 싣고 마지막으로 팬들을 만난 뒤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했다.
SNS를 중심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푸바오에게 응원과 걱정의 메시지도 쏟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사천항공 기장님, 우리 푸바오의 첫 비행을 잘 부탁드린다"며 "케이지가 답답하고 무서울 텐데 얼른 가서 다리 쭉 뻗고 쉬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ju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