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만주 소각하라" 소액주주 운동 '활활'…아난티 정기주총 '주목'

무배당에 뿔난 소액주주들…주총에 자사주 소각 권한 부여 제안
역대급 실적 낸 아난티…200만주 소각 안건 상정

아난티 코브 펜트하우스 오너스풀 전경.(아난티 제공)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아난티(025980)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들이 모여 1600만주 규모의 자사주 소각 안건을 제시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아난티는 이날 오전 아난티 앳 부산 코브에서 제3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아난티는 이날 주총에서 △정관 변경의 건 △사내이사 이대현 선임의 건 △감사 김유돈 선임의 건 △자기주식 취득의 건 △자기주식 소각의 건 등을 의안으로 상정한다.

이 중 관심을 끄는 안건은 정관 변경의 건이다. 해당 안건은 이사회가 아닌 주주들이 직접 제안한 의안으로 '주식의 소각'과 관련한 정관을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아난티 정관 제10조의4는 "회사는 이사회 결의에 의하여 회사가 보유하는 자기주식을 소각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박장호 등 286인'의 소액주주들은 이 조항에 '단, 주주총회 결의가 있는 경우 이사회 결의 없이도 자기주식을 소각할 수 있다'는 조문을 더하자고 제안했다.

흔히 '개미'로 불리는 소액주주들이 이러한 제안을 하고 나선 배경은 아난티가 지난 20여년 간 배당을 제대로 하지 않은 데 있다. 의안 제안자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총회 권한에 자기주식 소각 결정 권한을 포함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난티 소액주주연대는 당초 아난티에 1640만주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하고 이를 소각하라고 요구했다. 자사주 취득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 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아난티의 소액주주 소유 주식 비율은 62%에 달한다.

다만 아난티 측은 1640만주는 취득 예정 주식 수 기준 지난해 배당가능이익의 한도 초과로 상법과 정관을 위반하기 때문에 이를 주주총회 목적사항으로 상정하지 않았다. 아난티의 지난해 연결 기준 이익잉여금은 1513억3449만 원이다.

이에 아난티는 자기주식 200만주를 취득하고 이를 소각하기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했다. 취득 예정 금액은 129억 원 규모다.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6월 28일까지 자기주식 취득을 완료할 계획이다.

한편 아난티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670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32%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은 89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6% 증가했다. 아난티 측은 실적을 밝히며 주주친화 정책 강화 의지를 표하기도 했다.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배당에 나서지 않을 경우 주주들의 반발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전날까지 모인 소액주주연대의 지분율은 12%가량이다.

한편 전날 아난티 주가는 종가 기준 644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고점(9290원) 대비 30.68% 빠진 수치다.

j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