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스 온 것 같아"…'개장 임박' 인스파이어 카지노 가봤더니
[단독 인터뷰] 루카스 카이 모히건 인스파이어 게이밍 운영 부사장
엔터테인먼트 시설로 강조…한국형 마리나베이샌즈 목표
-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인천=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선명한 초록색의 열대우림이 카지노 입구를 가득 메웠다. 형형색색의 꽃과 식물도 빛이 났다. 초고해상도 LED 디스플레이에 펼쳐진 디지털아트가 카지노라는 장소를 마치 관광명소처럼 느끼게 했다.
개장을 하루 앞둔 인스파이어 카지노의 첫인상이다. 인스파이어는 지난해 11월 개장하자마자 최첨단, 초대형을 앞세운 디지털 아트 시설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덕분에 '인증샷 명소'로 화제몰이 중이다. 카지노에도 그 세계관이 이어지듯 화려한 디지털 요소들이 녹아있었다.
인스파이어 카지노는 19년 만에 국내에 들어서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다. 호텔, 아레나, 실내워터파크, 복합문화공간(쇼핑)에 이어 인스파이어가 선보이는 대규모 시설이다.
<뉴스1>은 한국 언론 중 처음으로 루카스 카이 인스파이어 게이밍 운영 부사장과 인터뷰하고 유일하게 인스파이어 카지노 시설을 둘러봤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장은 관광진흥법에 따라 내국인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지만, 개장 이전 취재를 위해 예외적으로 출입할 수 있었다. 보안 등의 이유로 사진 촬영은 금지하고 있다.
◇ 국내 최대 규모…디지털 아트를 가미한 카지노 인스파이어 전체 시설에서 카지노 업장이 차지하는 면적은 불과 4.1%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국내 최대 규모다. 약 2만4000㎡(7260평) 면적의 시설은 메인과 VIP 전용 두개층으로 구성됐다.
보유한 게임 기기도 국내에서 가장 많다. 테이블 게임 150대(13종)과 슬롯머신 374대(50여 종), 160석 규모의 전자 테이블 게임존(ETG) 등이 있는데 상반기 내에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시설 내부는 전반적으로 환하다는 인상을 준다. 밝은 조명에 화려한 불빛을 내는 기기들이 어우러져 말그대로 보는 재미가 있다.
루카스 카이 인스파이어 게이밍 운영 부사장은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은 '오로라'나 '로툰다'를 비롯해 전체 리조트 시설과 일관되게 디지털 부분을 부각하는 것"이라며 "새로운 기기를 도입할 때도 조금 더 특이하고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기기로 ETG를 꼽을 수 있다"며 "요즘 젊은 카지노 이용객 사이에서 가장 뜨는 게임으로 24m 고화질 LED 화면에서 생동감 넘치는 5가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국내 최대 ETG 기기이다"고 설명했다.
시설뿐 아니라 인스파이어 카지노가 내세우는 장점은 '맞춤형 고객경험'이다.
카이 부사장은 "모히건 카지노에 입장해서 게임을 즐기고 음식을 먹고 나갈 때까지 모든 고객 경험을 최적화하는 데에도 크게 신경썼다"며 "고객은 매스(일반 입장객)와 하이 리밋(멤버십 또는 배팅률이 높은 입장객), VIP로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해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층에 있는 메인 로비층은 게임 공간을 매스와 하이 리밋존으로 구분했다. 리조트 내에 들어선 일식당 '미나기'와 중식당 '홍반'도 자리해 있다. 위층 VIP 카지노는 각 구역에 소수의 인원이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 살롱을 마련했고 전용 광둥식 레스토랑인 '영사헌'도 운영한다.
카이 부사장은 "곧 카지노 입장객을 위한 주변 관광지나 음식점, 해수욕장, 골프 코스 등을 연계한 여행 상품이나 셔틀 버스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VIP 고객만을 위한 출발·도착을 관리해주고 호텔 예약도 챙겨주는 프리미엄 서비스도 있다"고 설명했다.
◇ 한국형 마리나베이샌즈 목표
인스파이어의 카지노 개장은 한국 카지노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한국 카지노 시장은 위기감이 감도는 상황이다.
일본이 11조원을 들여 2030년 오사카 등 거점지역에 초대형 복합리조트를 개장하는 등 인근 국가에선 카지노를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인식하고 정부 차원의 대규모 카지노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이 부사장은 "오사카 카지노 개장은 경쟁을 의미할 수 있지만, 전 세계 카지노 시장 자체가 커지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며 "무엇보다 인스파이어는 오사카에 없는 아시아에서 영향력이 굉장히 큰 'K-팝'이라는 강점이 있다"고 자신했다.
K-팝에 자신 있는 배경엔 총 1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다목적 실내 공연장인 아레나가 있다. 멜론 뮤직 어워드를 비롯해 SBS 가요대전, 샤이니 태민, 동방신기 단독 콘서트 등을 성황리에 개최했고 앞으로도 줄줄이 K-팝 가수의 공연을 앞두고 있다. 즉, K-팝 공연에 카지노도 즐길 수 있는 것이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한국엔 여전히 '카지노=도박장'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뿌리 깊게 내린 점도 시장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로 꼽혀 온다.
이와 관련해 카이 부사장은 "한국 카지노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처럼 대규모 복합리조트로써 다양한 '넌게이밍'(비카지노) 즐길 거리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져가야 한다"며 "그 역할을 인스파이어가 해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인스파이어 입사 직전, 마리나베이 샌즈에서 게이밍 사업 부사장을 지낸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카지노는 인스파이어라는 한 지붕 아래 호텔, 아레나, 워터파크 등과 같은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중 하나"라며 "취향대로 골라 즐길 수 있는 그런 레저 시설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목표 매출에서 카지노의 비중을 크게 낮췄다. 카지노와 비카지노 시설 매출 비중을 각 50%로 뒀다. 이는 보통 카지노 비중이 80%를 넘어서는 타 업장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치이다.
◇ 목표 하루 입장객 1000명…국내 최대 수준
인스파이어의 카지노 개장은 시장의 '경쟁 심화' 등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 차로 10분 거리엔 또 다른 대형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가 자리해 있기도 하다.
카이 부사장은 "한국 카지노 시장에 첫발을 들이는 신생 카지노로서 시장에 새로움, 생동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며 "타업장과 경쟁이 아닌 유기적인 상생을 통해 시장의 규모를 키울 수 있는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카이 부사장은 "주요 유치 시장은 중국과 일본으로 특히 일본 쪽을 중점으로 둘 것 같다"며 "중국의 경우 여전히 자국민 출국을 각종 규제로 제한하고 있기 방한 카지노 입장객 수가 2019년 수준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일 목표 입장객 수는 국내 최대 수준인 800명에서 1000명 정도"라며 "목표는 조금씩 키워나가는 방향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조트 자체에 연 이용객 수를 350만명으로 예상했는데 이미 추산하기롤 이를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카지노도 목표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스파이어는 미국 동부 최대 규모의 카지노 리조트 운영 기업인 모히건 게이밍 엔터테인먼트(MGE)가 인천 영종도에 문을 연 복합리조트다. 총 4단계에 걸쳐 136만㎡ 크기의 부지를 개발하는데 지난해 11월30일 1A 단계 시설을 개장했다. 1A 사업 투자액은 2조원에 육박한다.
△루카스 카이 인스파이어 게이밍 운영 부사장
2012년 골드만삭스 선임 연구원
2013년 라스베이거스 샌즈 글로벌 게이밍 영업 관리
2015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글로벌 게이밍 전략 분석가
2021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게이밍 사업 부사장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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