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최저가' 경쟁…이커머스·패션 플랫폼도 가세?

천원 여행 상품·20만원대 동남아 패키지 내걸어
경쟁 심화에 수익성 악화·질 낮은 상품 양산 우려도

모두투어 메가세일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을 한 달여 앞둔 가운데 20만원대 동남아 패키지 상품이 다시 등장하며 여행업계의 '최저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엔데믹 이후 첫 여름휴가철인 만큼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해외여행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다.

6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주요 여행사들은 '최저가' '초특가' 등의 문구를 내걸며 할인한 가격의 해외여행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나투어(039130)는 6월 한 달간 전 국민의 여름휴가를 지원하는 프로젝트 'ㅎㅎㅎ DAY'를 진행하며 하나투어 닷컴과 모바일 하나투어에서 다양한 특가 이벤트를 전개한다.

매일 오후 1시에는 데일리 타임세일을 진행해 최대 약 85%까지 할인율을 적용한 패키지를 판매하며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오후 1시엔 무려 단돈 1000원부터 시작하는 여행 상품을 선보인다.

여기에 반값으로 여름휴가를 떠날 수 있는 최대 50% 페이백 이벤트, 결제 수단별 할인 혜택 등도 내걸었다.

모두투어(080160)는 메가세일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전 세계 114개 도시의 20만개 여행상품을 상반기 최대 할인해 제공하는 행사로 할인 쿠폰 증정에 매일 경품 행사와 땡처리 항공권을 선보인다.

상반기 최대 할인 행사인 만큼 동남아 5일 상품은 26만9900원부터 두바이·아부다비 6/7일 패키지는 109만9000원부터로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다. 여기에 호텔 상품은 '노 마진'(원가와 판매가의 차액이 없음) 특가도 내세웠다.

노랑풍선(104620)도 '얼리 썸머 페스타'를 진행하며 최저가에 도전한다. 네 차례에 걸쳐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에 지역별 초특가 상품을 선착순으로 선보이며 상시로 패키지를 최저가에 내놓는다. 주요 상품 가격을 보면 다낭, 호이안 패키지는 21만9000원부터, 일본 후쿠오카 패키지는 42만8000원부터다.

중국여행 정상화를 기념해 참좋은여행(094850)은 칭다오, 시안, 장자제, 몽골 상품을 특가에 선착순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칭다오 패키지의 경우 29만9000원부터 판매하고 있다.

노랑풍선의 얼리 썸머 페스타

업계에선 시장 활성화를 반기는 한편 여행사들의 과도한 선점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 질 낮은 여행 상품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꾸준하게 제기해 온 출혈 경쟁이 또 다시 시작됐다"며 "가격이 낮은 만큼 여행 상품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결국은 이에 따른 책임은 소비자가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사 최저가 경쟁은 이커머스 등 타 분야 플랫폼이 최근 여행업 진출을 진출하며 상황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SSG닷컴과 G마켓은 최근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했다. SSG닷컴은 7일 실시간 항공 서비스를 개편해 선보일 예정이다. G마켓은 올해 1월 여행 카테고리 내에 '해외호텔 맞춤 검색' 서비스를 도입했다.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는 여행 전문관 '트래블'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여행을 겨냥한 테마관 성격으로 패션 외 여러 카테고리 상품은 물론 여행 관련 정보까지 다루고 있다. 이밖에 LF는 전문몰 LF몰도 '실시간 해외 골프 부킹'을 도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여행업에 색다른 시도가 필요할 때"라며 "가격 경쟁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