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선 '이런' 음식점 뜨고 있어요"…힙한 맛집 5곳

지속가능한 먹거리 사용…맛도 좋아 현지 내 인기
식물고기 정육점부터 바다 농장 해산물까지 다양

채식 레스토랑 러브핸드의 시그니처 버거 ⓒ News1 윤슬빈

(싱가포르=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싱가포르 미식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뜨는 '힙'한 맛집들에서 그 변화를 알 수 있다. 각 식당은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내세운다는 점이다.

정부 주도하에 식품 생산력을 10%에서 30%로 높이기 위한 '30by30' 등의 각종 정책을 시행하는데 이러한 흐름에 깨어 있는 젊은 요식업 종사자들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싱가포르에 새로운 바람을 부는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내놓는 힙한 맛집 5곳을 소개한다.

러브핸들 1층에 마련된 정육 코너. 참고로 모두 식물로 만든 대체육이다.ⓒ News1
육류, 해산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파스타ⓒ News1
채식 사테ⓒ News1

◇식물 고기 정육점, 러브 핸들(Love Handle)지난해 2월 차이나 타운 안샹로드에 문을 연 러브 핸들은 식물성 재료로 만든 대체육 정육점이자 채식 레스토랑이다. 이곳에서 만든 대체육 평생 고기를 즐겨 먹던 이들도 갸우뚱하게 만들 정도로 이질감이 안든다.

식당은 2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1층 정육점에선 싱가포르 내에서 가장 많은 종류에 대체육을 선보인다.

이곳에서 선보이는 요리도 수십 가지. 버거부터 파스타, 샌드위치, 웰링턴, 치킨, 팬케이크까지 취향대로 고르면 된다.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에서 사랑받는 꼬치요리인 사테도 메뉴에 있다.

러브핸들은 재배육 브랜드 미터블과 함께 세포 배양육을 개발 중이라고 알려졌다.

채식 생선회 세트ⓒ News1
채식 파인다이닝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화려한 메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News1 윤슬빈 기자

◇특별한 날 먹는 채식, 조이(Joie)

오차드 센트럴 옥상 정원에 자리 잡은 채식 레스토랑이다. '채식 파인다이닝'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코스 구성이 고급스럽다. 점심엔 6코스, 저녁엔 7코스로 고를 수 있다.

주요 메뉴는 애호박 타워, 가지로 만든 테린(프랑스식 고기 요리)을 곁들인 야생 쌀, 트러플 리소토, 노루궁뎅이 버섯 스케이크 등 풍미 있는 야채 맛을 느낄 수 있는 요리들이 나온다.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메뉴는 생선회다. 당근을 활용해 만든 연어는 스치듯 보면 헷갈릴 정도로 잘 구현했다.

바다 양식장(농장)에서 채취한 홍합ⓒ News1
농장에서 채취한 홍합으로 만든 커리 홍합. 이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다.ⓒ News1
밥도둑이 아닌 빵도둑이라 해도 될 만큼 맛이 좋은 콩피 농어 ⓒ News1

◇실험정신 투철, 스케일드 바이 아 후아 케롱(Scaled by Ah Hua Kelong)

싱가포르에서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위한 실험 정신을 제대로 발휘한 식당이다. 여전히 생소한 현지에서 수확한 해산물로 요리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식당은 바다 양어장(농장)을 인수해 직접 양식한 싱싱한 생선, 새우, 오징어, 조개류를 사용한다.

사실 싱가포르 바다는 염분이 매우 높아 자연산 해산물이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

그나마 양식장에서 키우는 해산물들은 좋은 질의 맛을 유지할 수 있는데, 워낙 현지 내 공급망이 적어 양식장 또한 100여 개도 채 안 된다.

커스모 공동 창업자 리사ⓒ News1
커스모 요리엔 현지에서 쉽게 채취할 수 있는 허브나 꽃을 올린다ⓒ News1
모양도 맛도 좋다ⓒ News1
그날에 선보이는 재료에 대한 설명을 안내하는 메뉴판ⓒ News1

◇지속가능한 오마카세, 커스모(Kausmo)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를 주된 목적으로 요리계의 하버드 대학교로 불리는 '더 컬리너리 인스티튜트 오브 아메리카' 출신 리사(Lisa Tang)와 추(Kuah Chew Shian) 두 MZ세대가 의기투합해서 만든 식당이다. 커스모는 식당의 음식물 쓰레기를 넘어 전 싱가포르의 잉여 식량 자원을 줄이는 것을 목표한다.

지속 가능성이 핵심이기 때문에 상품가치가 떨어진 '못생긴 농산물'을 사용하고 계절 마다 재고가 많이 발생하는 제철 식자재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1월 말, 싱가포르 최대 명절인 '차이니즈 뉴이어'엔 복을 부르는 과일로 알려진 파인애플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에 대량의 파인애플을 수입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히 재고가 발생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잉여분을 소비하는 식이다.

요리마다 꽃이나 허브를 올리는 데 이 역시 현지에서 자생하는 잎이 무성한 식물들을 주로 사용한다. 요리하고 남은 식자재는 발효청을 만들거나 피클로 만든다.

싱가포르 아날로그ⓒ News1 윤슬빈 기자
재활용 플라스틱 병을 사용해 3D 프린트로 만든 테이블이 인상적이다. ⓒ News1
안주로 나오는 요리들도 모두 채식이다.ⓒ News1
채식 코코넛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News1

◇싱가포르 첫 채식 바, 아날로그(Analogue)

싱가포르에서 처음으로 '비건'을 내건 최초의 바(Bar)다. 아날로그는 고딕 양식의 옛 수녀원을 개조한 복합몰 '차임스' 내에 자리해 있다.

이 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물결무늬의 메인 바 상판이다. 대화를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이 상판은 재활용 플라스틱 병을 사용해 3D 프린트로 제작했다. 길이 20m, 무게는 무려 1600kg나 된다. 인체공학적이고 포괄적인 흐름으로 제작해 휠체어를 타고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야외의 테이블도 눈길을 끄는데 '버섯 균사체'로 만들었다. 버섯 균사체는 최근 스티로폼을 대체할 수 있는 포장재로 각광받고 있다. 다육 식물 아가베, 알로에 베라, 집에서 만든 채식 꿀, 채식 달걀흰자 등으로 만든 알코올 및 무알코올 음료가 특징이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