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도 삼세판? 싱가포르 또 가야 하는 이유 [여행기자 픽]

케이블카에서 밥 먹고, 찜기에서 가방 만들기
2030세대에게 비건 레스토랑·바 트렌드로 떠올라

편집자주 ...[여행기자 픽]은 요즘 떠오르거나 현지인 또는 전문가가 추천한 여행지를 '뉴스1 여행 기자'가 직접 취재해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예약부터 꼭 살펴야 할 곳까지 여행객에게 알면 도움 되는 정보만을 쏙쏙 뽑아 전달하겠습니다.

싱가포르 케이블카의 스카이 다이닝ⓒ News1 윤슬빈 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이색적인 해외여행을 즐기는 방법 중에 코로나19 이전에 다녀왔던 해외여행지를 재차 방문하는 것이다. 여행이 멈췄던 지난 3년간 전 세계 각지 여행지의 풍경은 조금씩 달라졌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도 예외는 아니다. 그저 전망을 볼 수 있었던 케이블카에서 이제 식사를 즐길 수 있게 됐고 유명 디자인 브랜드 매장에선 가방 만들기 체험을 운영한다. 육식주의자도 살이 찔 정도로 음식에 저절로 손이 가는 채식 식당도 인기다. 참고로 대표 관광지인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선 아바타 기획전을 6월까지 선보인다.

지난달 중순, 싱가포르에서 만난 새롭게 생겨난 즐길 거리 4가지를 소개한다.

해발 100m 위 케이블카에서 즐기는 도시락

◇케이블카에서 즐기는 식사…'스카이 다이닝'

해발 100m 위 파버산과 센토사섬을 오가며 '전망 맛집'으로 알려진 싱가포르 케이블카에서 지난해 8월부터 하늘 위에서 식사를 즐기는 '스카이 다이닝'을 선보인다.

스카이 다이닝을 파버산에서 이용할 수 있다. 사방이 유리로 이루어져 아찔한 케이블카에서 과연 밥이 넘어갈까. 생각 외로 평온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식사를 천천히 즐길 수 있도록 케이블카를 왕복 두 번 태운다. 한 번 왕복하고 돌아오면, 중간에 디저트를 넣어준다.

스카이 다이닝에서 선보이는 메뉴는 노르딕 코스, 샴페인 세트, 도시락 등이 있는데 이중 도시락을 즐겼다. 가격은 1인당 100싱가포르달러(약 9만7524원).

'진리 스튜디오'(GINLEE Studio)ⓒ News1

◇ 찜기에서 찐 가방 만들기

주름진 패션 아이템으로 싱가포르에서 요즘 뜬다는 '진리 스튜디오'(GINLEE Studio)에서 직접 주름 가방을 만들어 볼 수 있다. 패션과 산업이라는 다른 분야의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부부가 함께 만든 '슬로 패션' 브랜드다.

'슬로 패션'은 달리 유행을 따르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옷의 생산 및 소비 속도를 늦추는 패션 경향을 말한다.

이곳의 특징은 '주름진' 문양이다. 독특한 디자인과 함께 이 브랜드에선 최소한의 재료를 사용하며 탄소 배출과 쓰레기를 줄이는 데 힘쓰고 있다.

찜기에 쪄 나오면 천에 주름이 생긴다ⓒ News1

진리 스튜디오에선 가방 만들기 체험(The GINLEE MAKE In Shop Experience)을 진행한다. 참여 방법은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하루에 다섯 번 운영한다.

디자이너와 함께 폴리에스테르천을 틀에 넣고 찜기에 가방을 20~35분 굽는다. 다 구워진 천에 주름이 진하게 새겨진다. 주름은 평생 간다고 한다. 이후 미리 골라둔 끈을 엮으면 가방이 완성된다. 총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고기·해산물 없지만 '힙'한 레스토랑·바

지난해 2월 문을 연 러브 핸들의 시그니처 버거ⓒ News1

싱가포르 20~30대, MZ세대 사이에서 비건(채식)이 뜨고 있다. 비건 레스토랑 중에 눈길을 끄는 곳이 지난해 2월 차이나 타운 안샹로드에 문을 연 '러브 핸들'이다.

오직 식물성 재료로 만든 대체육을 활용한 요리로 버거부터 파스타, 샌드위치, 웰링턴, 치킨, 팬케이크까지 수십 개의 메뉴를 선보인다.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에서 사랑 받는 꼬치요리인 사테도 메뉴에 있다.

식당은 2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1층 정육점에선 싱가포르 내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대체육을 선보인다.

예배당 아래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과 캐주얼 펍, 카페 등 식음업장부터 뮤지컬 공연장, 연회장 등 엔터테인먼트센터가 있다ⓒ News1
독특한 인테리어의 채식바(Bar)인 아날로그ⓒ News1

싱가포르 내에서 가장 힙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을 꼽으라면 옛 수녀원을 복합몰로 바꾼 '차임스'가 있다. 고딕 예배당을 함께 복잡한 석고 세공, 프레스코식 벽 및 벨기에식 창유리가 돋보이는 양식 건물엔 온갖 즐길 거리가 모였다.

밤이 되면 라이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떠들썩한 바(Bar)와 스페인 요리에서 인도 음식까지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 문을 열며 활기를 띈다.

차임스 내에서도 최근 주목 받는 바가 아날로그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운동을 하는 곳으로 메뉴는 채식이다.

이 바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물결 무늬의 메인 바 상판은 재활용 플라스틱 병을 사용해 3D 프린트로 제작했다. 길이 20m에 달하는 아름다운 인체공학적이고 포괄적인 흐름으로 휠체어를 타고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센토사섬의 대표 나이트쇼인 윙즈 오브 타임ⓒ News1

◇ 센토사섬은 밤에 가야 하는 이유센토사섬은 싱가포르 유일의 휴양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 수족관과 골프장, 고급 리조트, 테마파크인 유니버셜 스튜디오 싱가포르 등이 있는 인공섬이다.

싱가포르는 섬 국가이지만, 해변을 즐길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바다를 보며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곳도 센토사섬이다.

원래 '국민 휴양지'였지만 최근 센토사섬을 밤에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바로 바다에서 펼쳐지는 몰입형 조명쇼인 '윙스 오브 타임'을 보기 위해서다. 화려한 조명, 레이저, 분수, 3D 효과가 어우러진 쇼다.

윙즈 오브 타임 시작 이전인 낮에 펼쳐지는 분수쇼(마운틴 파버 레저 제공)

쇼는 선사 시대의 새 '샤바즈'와 친구인 레이첼, 펠릭스가 함께 산업혁명, 실크로드 시대, 마야 피라미드, 아프리카 사바나 등을 여행하는 내용으로 펼쳐진다. 총 공연 시간은 20분으로 워낙 현란한 효과들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듯한 몰입도를 자랑한다.

최근 이 쇼는 최신 스파클러머신을 새롭 도입하는 등 다양한 불꽃 효과가 추가하면서 현지에서 재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많은 관람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