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엔 없다…한국인은 잘 몰랐던 세부 숨은 여행지 [여행기자 픽]

해발 900m 고원 마을 '부사이'
현지인에게 유명한 SNS 인증샷 명소 가득

편집자주 ...[여행기자 픽]은 요즘 떠오르거나 현지인 또는 전문가가 추천한 여행지를 '뉴스1 여행 기자'가 직접 취재해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예약부터 꼭 살펴야 할 곳까지 여행객에게 알면 도움 되는 정보만을 쏙쏙 뽑아 전달하겠습니다.

세부 리틀 암스테르담 꽃 정원ⓒ News1 윤슬빈 기자

(세부=뉴스1) 윤슬빈 기자 = '물놀이 천국'인 세부에서 바다가 아닌 산을 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

세부는 '경상남도 세부시'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코로나19 직전까지 한국 여행객이 많이 찾았던 필리핀의 대표적 여행지다. 한국인 전용 편의점과 음식점이 성행하기도 했다.

한국 여행객 대부분의 목적지는 해변 리조트가 밀집돼 있고 스노클링, 스쿠버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막탄섬이지만, 사실 현지인들이 가는 여행지는 따로 있다.

고원 지대인 '부사이'(Busay) 마을이다. 한국 주요 포털에서 검색해도 정보를 찾기 어려운 숨은 여행지다.

세부 내에 부사이 지역 위치ⓒ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세부 부사이 지역ⓒ News1 윤슬빈 기자

세부 토지의 약 75%는 산악 지역이다. 그만큼 고원 마을이 여럿 있는데 '부사이'는 필리핀 현지 사람들 사이에서 힐링 여행지로 뜨는 곳이다.

부사이 마을을 둘러보는 투어는 '하이랜드 투어'라고 일컫는 데 우리나라 패키지 여행에선 찾기 어렵다. 구글에 'Busay Highland Tour'로 검색하면 현지 투어를 예약할 수 있긴 하다.

세부 현지인 가이드 안내를 따라 부사이를 둘러봤다. 번잡한 세부 시내에서 약 10~20분 정도 이동하면 갈 수 있다. 해발 900m나 되는 만큼 파노라마 뷰가 펼쳐지는 곳들이 천지다. 덕분에 '인증샷' 명소로도 이름을 알렸다. 참고로 필리핀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보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이 더 활발한 나라다. 사진 찍는 데에도 진심이다.

부사이 마을 내에서도 현지 가이드가 추천한 스팟들을 꼽아 소개한다. 8월 중순인 현재 기준으로 패키지 여행객이나 한국인 여행객을 찾아볼 수 없었다.

레아 신전 전경ⓒ News1 윤슬빈 기자
레아 신전 내부에서 바라본 탁 트인 광장의 모습ⓒ News1 윤슬빈 기자
황금빛 레아 동산 아래 필리핀 현지 여행객들의 모습ⓒ News1 윤슬빈 기자

◇ 세부의 타지마할, 레아 신전레아 신전(Temple of Leah)은 고대 그리스풍의 사원으로 현지에선 '세부의 타지마할'로 불린다. 배경엔 타지마할과 흡사한 러브 스토리가 있다.

이 신전은 현지 사업가 '테오도리코'가 세상을 떠난 아내인 '레아 알비노 아다르나'를 기리기 위해 2012년부터 짓기 시작한 곳으로 절절한 사랑이 담긴 가슴 아픈 이야기와 거대한 규모 때문에 세부의 타지마할로 불린다.

아내에 대한 특별한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필리핀 내에서 보기 어렵다는 그리스 건축양식으로 건물을 지었다는 해석이 있다. 신전 내부엔 황금빛 레아 동산이 있는데, 그 아래엔 테오도리코가 아내를 생각하며 적은 글귀도 새겨졌다.

신전은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광장의 입지 덕분에 화려하게 빛나는 세부의 야경도 감상할 수 있다. 한편에 마련된 테이블과 의자에서 휴식을 취하기 좋다. 입장료는 75페소이며 주차료는 20페소다.

세부 리틀 암스테르담 꽃 정원ⓒ News1 윤슬빈 기자
네덜란드산 셀로시아ⓒ News1 윤슬빈 기자
정원 앞 노점상에선 구운 바나나를 비롯한 각종 주전부리를 즐길 수 있다 ⓒ News1 윤슬빈 기자

◇ 하늘 위 거대 꽃 정원SNS에서 유명해지기 시작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정원도 있다.

애초 이 정원은 꽃 농장으로 만들어졌다. 2010년 승무원이었던 엘레나 시추아는 필리핀의 추석인 만성절을 맞아 세부시티와 다른 지역의 꽃을 판매할 목적으로 5000m²에 네덜란드산 셀로시아(맨드라미)를 심기 시작한다.

그러다 한정적인 기간이 아닌 일 년 내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원하게 되면서, 정원을 조성하게 된다. 지금은 1.2헥타르 경사지에서 셀로시아를 비롯해 해바라기, 백합, 금잔화, 코스모스, 물망초 등 수백만 종의 다양한 꽃과 식물이 자란다. 정원 앞 거리에서 구운 바나나와 옥수수 등을 파는 노점상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입장료는 100페소.

톱 오브 세부 전망대 ⓒ News1 윤슬빈 기자
전망대에서 즐기는 바비큐 장ⓒ News1 윤슬빈 기자

◇ 뷰 맛집 레스토랑 두 곳

톱 오브 세부(Top of Cebu)는 세부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 중 하나다. 해발 600m에 위치해 숨 막히는 전경이 펼쳐진다. 세부 시내는 물론 저 멀리 막탄섬도 보인다. 낮에도 전망이 훌륭하지만 하이라이트는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다.

하늘을 붉게 물드는 석양을 시작으로 어둠이 찾아오면서 도시 불빛과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선보이는 요리는 파스타, 피자 등 양식 요리와 필리핀 전통 요리까지 다양하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좋지만 한국여행객이 좋아할 만한 곳은 전망대에서 즐기는 바비큐 파티다. 별도 요금을 지불하면 반지의 제왕 호빗 집과 닮은 반원형 석재 좌석 공간에서 개별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다. 전망대 입장료는 100페소다.

세레니티 팜 앤 리조트 내에 자리한 리엘스 키친ⓒ News1 윤슬빈 기자
레스토랑 전망대에서 환상적인 인증샷을 남길 수 있다ⓒ News1 윤슬빈 기자

'세레니티 팜 앤 리조트'는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에 문을 열어 현지인에게도 아직은 덜 알려진 뷰 맛집이다. 이곳은 숙박 시설이지만 식사만을 즐기러 갈 수도 있다. '레엘스 키친'(Liel's kitchen)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은 현대적인 일본 요리를 선보이는 데 특별히 요청하는 필리핀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세레니티 팜 앤 리조트ⓒ News1 윤슬빈 기자
세레니티 팜 앤 리조트ⓒ News1 윤슬빈 기자

주료 선보이는 필리핀 요리는 돛새치과 생선과 생강 및 채소를 넣고 끓인 수프인 '시남팔로캉 탕기기'(SinampalokangTangigi)와 튀긴 족발인 '크리스피 파타', 채소 볶음인 '파낙뱃', 필리핀식 시금치 볶음인 '카모테', 닭찜인 '치킨 아도보'가 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