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조선, 2.3조 잭팟 눈앞…美, 중국산 선박 벌금에 韓 '반사이익'
HD현대삼호·미포 그리스 선주와 20척 계약 논의
대만 양밍도 대형선 10척 발주 앞둬…韓 조선3사 기회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인해 한국 조선소가 2조 2650억 원 규모의 잭팟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선박에 22억 원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대형 선사들이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10위 선사 대만 양밍도 대형선 10척 발주를 앞두고 있지만 중국 조선소가 현실적으로 수주가 어려워 한국 조선사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7일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리스 선주 에반겔로스 마르나키스가 이끄는 캐피탈마리타임은 HD현대삼호(067030) 및 HD현대미포(010620)와 20척 규모의 주문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각각 HD현대삼호 8800TEU(TEU=6m 길이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6척과 HD현대미포 2800TEU 8척, 1800TEU 6척 등 20척이다. 계약 규모는 15억 5000만 달러(약 2조 2650억 원)다. 선박 인도시기는 2027~2028년이다.
캐피탈 마리타임이 중국 조선소를 배제하고 한국 조선소를 선택한 것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에서 제조된 선박에 입항 1번당 150만 달러(약 22억 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 영향으로 보인다.
그간 컨테이너선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국 조선소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이중연료 추진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위주로 수주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 기준 올해 1분기 중국의 글로벌 선박 수주 점유율은 49%, 한국은 27%로 2위다. 다만 3월 기준으로는 한국이 17척을 수주하며 점유율 55%를 기록해 35%인 중국을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이런 분위기는 앞서 미국 에너지 기업 엑손모빌이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할 예정이었던 액화천연가스벙커링선(LNGBV) 신조 계약을 보류하며 감지됐다.
통상적으로 선박이 인도되기까지는 2~3년의 시간이 걸려 인도된 시점에도 입항 수수료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한국 조선소를 선택하는 것은 그만큼 해운사들이 중국산 선박 리스크 중요하게 본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양밍도 대규모 발주를 앞두고 있어 한국 조선소에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양밍은 최근 선박 10척에 대한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1만5000TEU LNG이중연료 추진선 7척과 8000TEU 3척이다. 특히 1만5000급 LNG 이중연료 추진선은 한국 3사가 선호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입찰에는 HD현대중공업(329180), 한화오션(042660), 삼성중공업(010140), 일본 이마바리, 대만 CSCB가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조선소가 배제되지는 않았지만 입항 수수료에 갈수록 악화하는 양안 관계까지 고려한다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 미주는 양밍의 주력 노선이다. HMM(011200)의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양밍의 아시아발 미주서안 노선 점유율은 5.5%다. 양밍은 HMM(6.0%), 일본 ONE(13.5%)과 함께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에 속해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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