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붙이자 3D가 튀어나왔다…롯데 칼리버스 혁신기술[CES현장]

김동규 칼리버스 대표 인터뷰…"AI의 완성체는 메타버스"
"무겁고 비싼 XR헤드셋·고사양PC 없이도 메타버스 구현"

김동규 칼리버스 대표이사가 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노스홀에 마련된 롯데이노베이트 전시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2025.1.9/뉴스1 최동현 기자 ⓒ News1 최동현 기자

(라스베이거스=뉴스1) 최동현 기자 = "카메라 렌즈를 잠깐 응시해 보세요."

도슨트의 말에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를 2초간 바라보자 스마트폰 영상 속 아이돌그룹이 눈앞에 튀어나왔다. 롯데이노베이트(286940)의 멀티버스 자회사 칼리버스가 선보인 차세대 메타버스 기술이다. 스마트폰·태블릿·TV 등에 3D 액정 필름을 부착하는 것만으로도 몰입감 있는 메타버스 환경이 구현된다. 기존 메타버스 구현에 쓰이던 확장현실(XR) 기기는 얼굴에 쓰기에 너무 무겁고 비싸다는 고정관념이 깨진 것이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노스홀. 롯데이노베이트 전시관에는 칼리버스의 메타버스 기술을 경험하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북적였다. 최고 인기는 3D 체험존으로, 별도의 XR 기기를 쓰지 않아도 눈앞의 영화나 콘서트 현장을 3D로 느낄 수 있다. 3D 필름을 기기 화면에 부착하고 전면 카메라를 몇 초간 응시하면 인공지능(AI)이 사용자의 시선을 인식하고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방식이다.

칼리버스는 강화 유리 전문업체인 화이트스톤과 독점 계약한 칼리버스 전용 3D 액정 필름을 올해 CES에서 최초 공개했다. 김동규 칼리버스 대표는 "VR 디바이스가 너무 무겁고 비싸다는 치명적인 질문이 (메타버스 업계에)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다"며 "이 3D 액정 필름과 칼리버스 AI 애플리케이션만 있다면 어느 기기든 2D가 3D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칼리버스는 전용 3D 필름과 앱을 올 상반기 출시한다.

롯데그룹은 메타버스를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정하고 전폭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은 CES 2025 첫날(7일) 롯데이노베이트 부스를 찾아 칼리버스와 전기차 충전 플랫폼 이브이시스를 꼼꼼히 둘러보기도 했다. 대다수 메타버스 업체가 부진하거나 시장에서 퇴출되는 마당에 유독 롯데그룹만 전폭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노스홀에 마련된 롯데이노베이트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칼리버스의 메타버스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2025.1.9/뉴스1 최동현 기자

김 대표는 이 질문에 "AI의 완성체는 메타버스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메타버스가 한껏 달아올랐다가 최근 (시장 반응이) 시큰둥해진 원인은 메타버스의 콘셉트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까지 선보인 메타버스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칼리버스의 차별적인 기술력을 소개했다. 기존의 XR 기기의 단점을 해결한 3D 액정 필름이 대표적이다.

칼리버스는 메타버스를 구현하려면 값비싼 고사양 그래픽카드가 필요했던 약점도 해결했다. 엔비디아와 손잡고 기기의 성능과 관계없이 고품질 메타버스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 '지포스 나우'(GeForce NOW)를 도입하기로 했다. 닐 트레빗 엔비디아 부사장이 7일 롯데이노베이트 부스를 찾아 지포스 나우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칼리버스의 하이퀄리티 플랫폼 경험을 저사양의 PC에서도 클라우드 접속을 통해 문제없이 플레이할 수 있는 시간이 임박했다"며 "그래픽카드 1000번 대에서도 칼리버스를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칼리버스는 엔비디아 외에도 메타 등 빅테크, 이더리움 계열 가상자산 기업 아비트럼과도 협업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CES는 더 이상 기술력을 선보이는 자리가 아닌, 서비스가 임박했음을 알리고 글로벌로 (칼리버스 서비스를) 전개하는 선언"이라며 "2025년은 칼리버스를 누구나 경험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