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조주완 CEO "인도 국민브랜드 되고 싶어…현지사업 확대"

[CES 현장] 4분기 '어닝쇼크'에 "상고하저 반드시 평탄화"
구독 중단 시 폐기하는 제품…리퍼비시 사업 진출 채비

조주완 LG전자 CEO가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5 LG전자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LG전자 제공). ⓒ 뉴스1

(라스베이거스=뉴스1) 박주평 기자 =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5'에 참석한 조주완 LG전자(066570) 최고경영자(CEO)는 8일(현지시각)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돈 실적과 관련해 "좋은 숫자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하반기만 되면 손익이 안 좋아지는 부분은 B2B(기업간거래), 지역별 밸런스를 통해 평탄화 작업을 반드시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 CEO는 이날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 LG전자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희 숙제 중 하나가 상고하저다. 하반기만 되면 밑으로 빠지는 계절성이 있는데, B2B 비중이 올라가면 계절성을 덜 타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3.3% 감소한 1461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2조 7775억 원으로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물류비 증가 등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조 CEO는 "하반기 물류비를 수천억 원은 맞았다"며 "중국 기업들이 트럼프 당선을 예상하고 미리 물건을 해외로 실어나가면서 선박을 모조리 예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지 조정, 같은 모델을 여러 군데서 만들 수 있게 하는 스윙생산 등 대응 방법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CES에 대해선 "전시회 방향이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나 플랫폼, 눈에 안 보이는 쪽으로 가고 있어 AI를 어떻게 보이게 할지 고민했다"며 "결국 하드웨어라는 모수를 확대하지 않고는 소프트웨어나 플랫폼 사업을 발전시키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 CEO는 중국 가전업체들의 약진에 대해 "중국의 위협에 대한 인식을 실행 단계로 옮겨야 한다"며 △제품 경쟁력 우위 유지 △원가경쟁력 향상 △사업 모델 및 방식 차별화 등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에 동석한 류재철 HS사업본부장(사장)은 "이번에 생활가전에서 가장 눈여겨 볼 부스가 하이센스, TCL"이라며 "미국 시장을 겨냥해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중국 업체들을 심층분석해서 제조경쟁력 강화 등 벤치마킹 포인트를 많이 찾아냈다"고 말했다.

조 CEO는 LG전자 인도법인의 기업공개(IPO) 추진과 관련해 "인도에서 LG전자 모든 제품이 1등을 하고 있다"며 "인도의 국민 브랜드가 되고 싶다. 인도 인재를 활용하고 많은 공장도 지어 현지 완결형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CEO는 이날 2025년도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급변하는 세계 시장과 경쟁환경을 경영활동의 상수로 두고 사업의 구조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지속적인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가전 구독 사업은 2030년까지 3배 이상 키운다. 지난해 구독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75% 이상 성장해 2조 원에 육박했다.

조 CEO는 경쟁사 삼성전자가 구독 사업에 진출한 것에 대해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본다"며 "LG전자의 강점은 4000~5000명에 달하는 케어 매니저들이다. 그들의 케어하는 역량, 네트워크, 경험이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현재 고객이 구독을 중단하면 폐기하는 제품과 관련해 리퍼비시 사업도 검토 중이다. 류재철 사장은 "일 년 이상 검토해 실제 제품을 수거하고 다시 공장에 반입해서 수리해 고객이 재사용할 수 있는 프로세스는 다 구축했다"며 "물류 부분이 복잡해 검토하고 있고, 구독 사업 규모가 커지면 반드시 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또 LG전자는 웹OS로 대표되는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을 2030년 지금보다 5배 이상 키워 전사 영업이익의 20%를 담당하도록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 세계에 판매된 LG전자 제품을 플랫폼으로 활용해 고객에게 콘텐츠, 광고 등을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다. 냉난방공조(HVAC) 등 B2B 사업의 매출 비중도 2030년 45%까지 끌어올린다.

LG전자는 품질, 비용, 납기 등 본원적 경쟁력도 강화하기 위해 CEO 주관 점검체계를 새롭게 구축한다. 각 사업본부 및 본사 조직은 △제품 및 기술 △제조 원가 △R&D 및 운영 등에서 리더십 확보를 위한 TF를 운영하고, CEO가 분과별 진척 상황을 직접 챙기는 형태다. 각 TF의 주요 과제는 제품/기술 혁신 포트폴리오 확보, 제조역량 혁신, R&D 효율성 제고 등이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