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아마존 로보택시 다른 길…우군확보vs마이웨이[CES 현장]

웨이모, 현대차 등 협력사 전기차 전시…LG전자 조주완 CEO도 둘러봐
아마존 자회사 죽스, 차량 자체 제작…핸들 없는 완전 자율주행 눈길

CES 2025 웨이모 부스에 전시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2025.1.8/뉴스1 ⓒ News1 박주평 기자

(라스베이거스=뉴스1) 박주평 기자 =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서 각각 자회사를 통해 자율주행 택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알파벳(구글 모회사)과 아마존이 180도 다른 방식으로 전시관을 꾸몄다. 알파벳 자회사 웨이모가 자사와 협력하는 재규어, 현대차(005380) 등의 전기차를 전시했지만, 하드웨어까지 자체 개발하는 아마존의 자회사 죽스(ZOOX)는 자사 로보택시만 덩그러니 전시해 서로 다른 접근방식이 드러났다.

7일(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 중심에 마련된 웨이모 부스에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오후 12시50분쯤 임원들과 함께 웨이모 부스를 찾아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기자와 만난 조 CEO는 웨이모 부스를 방문한 이유에 대해 "웨이모가 자율주행 선두 주자니까 어떻게 전략을 가졌는지 우리 관계자들한테 설명을 들어보고, 현대차도 이제 납품하는 것 같아 LG전자의 자동차 부품도 어디에 활용될 수 있을까 하는 차원에서 돌아봤다"고 말했다.

이날 부스에는 현재 웨이모의 로보택시로 활용되거나 활용 예정인 재규어의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I-Pace, 중국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의 '지커 RT', 현대차의 순수전기차 아이오닉5가 전시됐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7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웨이모 전시장을 찾아 관람하고 있다. 2025.1.8/뉴스1 ⓒ News1 박주평 기자

웨이모는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에 자사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해 로보택시를 만들고 있다. 자율주행에 핵심적인 라이다(LIDAR), 카메라, AI 등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축적된 노하우가 요구되는 차량 제조는 완성차 업체에 맡기는 것이다.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 팹리스의 주문을 받아 실제 칩을 제조하는 파운드리와 유사한 관계다.

지난 2018년 말 재규어 I-PACE에 자사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통합해 미국에서 상업용 로보택시 서비스를 처음 시작했고, 현재는 샌프란시스코, 피닉스,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스틴, 애틀랜타, 마이애미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웨이모 관계자는 "아이오닉5는 매우 효율적인 전기차"라면서 "우리는 더 많은 종류의 차량으로 로보택시를 다양화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죽스(ZOOX) 부스에 전시된 자율주행 택시. 2025.1.8/뉴스1 ⓒ News1 박주평 기자

반면 웨이모의 경쟁자로 꼽히는 아마존의 자율주행 택시 자회사 죽스의 부스에는 자사의 로보택시 한 대만 놓여 있었다. 아마존은 지난 2020년 자율주행 스타트업 죽스를 인수했고, 2023년부터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에서 시험 운행 중이다. 작은 부스 규모만큼 관람객도 웨이모보다는 적었지만, 죽스의 로보택시에 탑승해 보려는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다. 아담한 크기의 죽스 택시는 핸들과 같은 제어 장치가 없는 완전자율주행 차량으로, 앞뒤가 구분되지 않는다. 앞이나 뒤로 모두 주행할 수 있고 360도 회전도 가능하다.

죽스는 웨이모와 다르게 차체까지 직접 제조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죽스 관계자는 "웨이모는 소프트웨어에서 완성도가 굉장히 높다"며 "죽스의 장점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시작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속도는 느리지만, 통합적으로 완성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 시스템에 맞는 최적의 하드웨어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죽스는 배터리 시스템, 컴퓨터, 에어백 등 자체 특허를 받은 제품을 택시에 적용하고 있다.

죽스 관계자는 "소프트웨어인지, 하드웨어인지 정확한 답은 없고 그 길의 끝은 똑같을 것"이라며 "자율주행은 기술적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사회 인식, 규제 등이 많은 부분을 차지해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