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슈퍼사이클에 K-엔진도 함박웃음…연초부터 릴레이 잭팟

한화엔진, 6300억 및 840억 규모 계약 체결…친환경 DF엔진 수주도 확대
HD현대마린엔진도 일감 크게 늘어…조선업 호황에 中업계 수요 늘어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국내 대형 조선사에 인수된 선박엔진 업계가 슈퍼사이클(최대 호황기)에 진입한 조선업에 힘입어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며 연초부터 실적 기대를 높이고 있다.

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엔진(082740)은 전날(7일) 아시아 기업과 6292억 원의 선박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6일에도 삼성중공업과 836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2월 선박용 저속엔진 세계 2위 기업인 HSD엔진을 2269억 원에 인수해 한화엔진으로 편입했다. 조선업 밸류체인을 갖추고 선박 원가의 10∼15%를 차지하는 엔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투자였다.

한화엔진은 계열사 한화오션뿐 아니라 삼성중공업으로부터 매출 절반 이상을 얻고 있다. 두 기업을 통해 얻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5170억 원으로 전체의 59.1%에 달했다.

수주잔고도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3조 2428억 원으로 전년 말(2조 5473억 원) 대비 27.3% 증가했다. 4분기에 수주한 한화오션과 올해 물량을 더하면 잔고는 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한화엔진은 친환경 선박에 필요한 DF(Duel Fuel·이중연료) 엔진 수주를 확대했다. DF 엔진은 디젤과 가스를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개념이다. 기술 난도가 높은 데다 시운전에 시간이 필요해 수요 대비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한화엔진의 전체 수주 잔고 중 DF 엔진 비중은 약 90%다.

업계에선 수익성 높은 DF 엔진 신규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 조선사 계열사로 편입된 엔진업체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DF 엔진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다수의 LNG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중국 조선소가 DF 엔진 발주를 늘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엔진업계 관계자는 "DF 엔진의 수익성은 전통적인 디젤 제품보다 최소 3% 이상 높다"며 "엔진업계는 DF 엔진 연구개발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HD현대그룹도 지난해 7월 STX중공업 인수를 마무리하고 사명을 HD현대마린엔진(071970)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대형 선박 추진용 엔진) △HD현대엔진(발전용 엔진) △HD현대마린엔진(중소형 선박 추진용 엔진)으로 엔진 수직계열화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HD현대마린엔진도 적극적으로 수주 물량을 늘렸다. 지난해 3분기 누적 4025억 원의 신규 일감을 확보했다. 4분기에도 중국 업체 2곳과 약 1000억 원의 신규 계약을 맺었다.

두 기업 실적은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한화엔진은 2023년 87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33억 원이다. HD현대마린엔진은 2022년 흑자전환(111억 원)을 이뤄냈다. 이듬해 179억 원에 이어 지난해 3분기 누적 240억 원에 달한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국영·민영 조선소 모두 엔진을 요청하고 있다"며 "엔진 가격의 상승 추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