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도전·미래 그리고 고객…정의선 회장의 신년 메시지(종합2보)
2025년 현대차그룹 신년회…"항상 위기 이후 더 강해져"
"고객 삶에 스며드는 제품·서비스 제공"…"선진시장 불확실성 적극 대응"
- 이동희 기자
(고양=뉴스1) 이동희 기자 =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은 6일 그룹 신년회에서 임직원들에게 '위기는 곧 기회'라고 거듭 강조했다.
1500여자의 새해 메시지에서 정 회장은 '위기'라는 단어를 가장 많은 14회 반복하며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을 얘기했다. 동시에 미래(6회)와 도전(4회) 등 단어도 여러 차례 강조하며 위기 극복을 통해 미래 기회를 창출하자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오전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2025년 신년회를 개최했다. 2023년 남양연구소, 2024년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 이어 3년 연속 현장 신년회다. 이번 신년회를 개최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은 현대차의 고객과 비전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신년회 현장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부회장, 현대차 호세 무뇨스 사장, 송창현 사장, 성 김 사장, 기아 송호성 사장, 현대글로비스 이규복 사장, 현대캐피탈 정형진 사장, 현대건설 이한우 부사장 등 그룹 경영진과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새해 메시지를 통해 위기에 맞서는 관점과 자세, 그리고 현대차그룹의 변화와 혁신, 위기 극복 DNA를 강조했다.
정 회장은 "위기가 없으면 낙관에 사로잡혀 안이해지고, 그것은 그 어떤 외부의 위기보다 우리를 더 위험하게 만든다"며 "그런 점에서 외부로부터의 자극은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항상 위기를 겪어왔고, 훌륭하게 그 위기들을 극복해 왔으며, 위기 이후 더 강해졌다"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정 회장은 면밀한 준비로 미래 기회 창출,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 대응을 위한 기본기 등을 적극 주문했다. 올해 최초로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한 것과 관련, 정 회장은 "혁신을 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부연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사장단 인사에서 장재훈 사장을 완성차담당 부회장에, 호세 무뇨스 사장을 현대차 신임 대표이사에, 성 김 고문역을 그룹 전략기획 담당 사장으로 임명했다.
정 회장은 새해 메시지에서 위기를 강조했다면 이어진 그룹 경영진이 참여한 'HMG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고객 중심 경영을 내세웠다.
정 회장은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책을 인용, 고객 우선주의를 설명했다. 그는 "실패한 기업은 고객의 이익에 부합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 아닌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결정을 내렸다"며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서 이익을 거두기 이전에 고객이 원하는 것을 충족하고 고객 삶에 스며들어 동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 본받아야 할 인물로 '이순신 장군'을 언급했다. 그는 "(이순신 장군은) 어려웠던 조선시대에 자기 일에 매우 몰두했다"며 "모든 것을 잘 챙겼던 이순신 장군의 정신과 행동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재훈 부회장을 비롯해 그룹 경영진은 이날 현안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장 부회장은 신년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역시 제일 중요한 부분은 (미국 등) 선진 시장에서 자리매김을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17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20일 출범 예정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관련, 무뇨스 사장은 조지아주 신공장(HMGMA)을 최대한 활용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HMGMA에서) 연간 30만~50만대 차량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올해 아이오닉 5를 시작으로 곧 아이오닉 9도 생산하며 이번 분기 내로 그랜드 오프닝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 김 사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어느 정도 준비가 돼 있다"며 "시나리오에 따라 단계별로 대응하는 것을 당연히 생각하고 있지만, (2기 행정부가) 시작할 때 (상황을) 보고 어떻게 변화가 있는지 보고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트럼프 정부 정책에 맞춰서 포트폴리오와 모델 믹스를 가져갈 것"이라며 "영업이익률이 (다른 업체보다) 뒤지지 않고 있어 관련 정책을 운용하는 데 유연성은 다른 데보다 좋아 (관세 우려는) 크게 걱정을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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