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그룹 을사년 신년사 최다 언급 키워드…'경쟁' 41회
CEO스코어 분석…경쟁>고객>미래>성장>혁신順
기술 경쟁력으로 위기 극복 취지…친환경 자취 감춰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2025년 을사년 국내 10대 그룹 신년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키워드는 '경쟁'이었다. 탄핵정국과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기업 본연의 기술 경쟁력을 높여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난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조에 맞춰 기업의 관심이 집중됐던 '친환경'은 올해 키워드 톱10에서 자취를 감췄다.
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10대 그룹 2025년 신년사에 사용된 단어들의 빈도수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거론된 키워드는 '경쟁'(41회)으로 조사됐다.
10대 그룹 중 '경쟁'을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은 포스코였다. 장기화하는 철강 업황 부진으로 최악의 실적 위기에 처한 포스코가 그룹의 신성장을 견인할 방안으로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신년사를 통해 "그룹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의 절대적 우위 확보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세계(004170)그룹(12회) △SK(034730)그룹(6회) △한화(000880)그룹(5회) 순으로 경쟁을 언급했다. 신세계는 "늘 새로움을 갈망하는 '1등 고객'이 찾는 시공간을 만드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다"고 역설했다. SK도 "다가올 미래 도약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은 '본원적 경쟁력'"이라고 당부했다.
'성장'과 함께 '고객'이란 키워드도 총 41회나 사용됐다. 특히 고객 가치를 최고의 경영 기조로 내세우고 있는 LG(003550)그룹은 최근 4년간 신년사에서 고객을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LG는 올해 신년사에서 "도전과 변화의 DNA로 미래 고객에게 꼭 필요하고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드리자"고 강조했다.
경영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기술' 키워드를 꼽은 기업들도 많았다. 기술은 올해 신년사 사용 빈도 순위 7위에 랭크됐다. 포스코가 10회로 가장 많이 언급했고, HD현대(267250) 8회, 삼성전자(005930) 5회 순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신년사에서 '기술'을 최다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신년사에서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신년사에서는 AI(인공지능)의 사용 빈도 순위가 지난해 18위에서 무려 9계단이나 오른 9위를 기록했다. AI 기술이 정보통신 분야뿐만 아니라 전 산업 분야로 확산하면서 AI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AI를 신년 키워드로 사용한 기업 중에서는 SK그룹이 두드러졌다. SK그룹은 신년사에 AI를 12회나 언급하면서 글로벌 AI 선도 기업으로서의 이미지 굳히기에 나섰다. SK그룹은 신년사를 통해 "AI 산업의 급성장에 따른 글로벌 산업 구조와 시장의 재편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AI를 활용해 그룹의 본원적 사업 역량을 높이기 위해선 구성원 모두가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해 활용하는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국내 10대 그룹에서 발표한 신년사 전문 또는 보도자료 내 주요 키워드를 발췌해 분석했다. 삼성그룹의 경우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신년사로 대체했고,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은 오는 6일 신년사를 낼 것으로 알려져 제외했다. 올해 신년사가 공개되지 않은 GS(078930)그룹도 이번 조사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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