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아시아나 사고 변호사 "조류 충돌시 엔진 화재 없어야"…보잉 책임론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의 책임을 제기하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하종선 법률사무소 나루 변호사는 30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조류가 엔진에 들어갔을 때도 불이 나지 않아야 한다는 항공기 안전 기준이 지켜지지 않았을 가능성에 비춰 보면 엔진에 설계 결함이 있을 수 있다"며 "항공기 제작사 보잉과 엔진 제조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항공기 인증 기준상 일정 무게의 조류가 엔진에 들어갔을 때도 불이 나지 않거나 보다 작은 새들이 여러 마리 엔진에 들어갔을 때도 엔진이 일정 시간 출력이 나야 한다는 등의 규정이 있다고 설명하며, 이번 사고 항공기가 이 같은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채 제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 변호사는 랜딩 기어가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점에 대해서도 "랜딩 기어 작동 장치에 자체 결함이 있을 수 있다"며 항공기 제작사의 책임 가능성을 강조했다.

한국공항공사와 국토교통부에 대해선 "무안공항은 새들이 많이 모여드는 습지라 특히 조류가 모여들지 않게 관리했어야 한다"거나 "활주로 끝에 콘크리트 벽을 설치한 점에 대해 실무나 감독상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의 책임에 대해선 "블랙박스나 관제탑과의 녹음 등을 분석해 보면 조종사 과실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으며, 정비 상의 과실 가능성도 제기했다.

하종선 변호사는 지난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조종사 과실로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활주로 앞 방파제에 충돌한 사고에서 사고 탑승객들을 대리해 소송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사고로 탑승객 307명 중 3명이 사망했고 187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일부가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는데 소송은 2017년 탑승객과 회사 측이 합의하며 마무리됐다. 당시 아시아나항공과 보잉사가 함께 배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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