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 장기화에 소상공인 직격탄…재계, 불씨살리기 '안간힘'

지난해 폐업한 사업자, 집계 이래 최대…내년 소매유통 성장은 코로나 이후 최저
경제단체, 회원사들에 내수활성화 지원 호소…주요 기업도 종무식보다 연차소진

사진은 이날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한 상인이 점심 메뉴를 머리에 이고 배달하고 있다. 2024.12.2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이정후 기자 = 고물가·고금리에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며 내수 시장이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영세한 소상공인부터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 경제계에서도 내수 진작을 위해 연차 소진을 권고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29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23년 폐업한 사업자는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98만 6000명에 달했다.

특히 업종별로 △소매업 27만 7000명 △기타 서비스업 21만 8000명 △음식업 15만 8000명 등의 폐업자 수가 많았다. 폐업률 기준으로는 음식점이 16.2%로 가장 높았고 소매업(15.9%)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운영하던 음식점 6곳 중 1곳은 문을 닫았다는 의미다.

음식업, 소매업 등 영세 소상공인의 폐업이 증가한 것은 내수 침체와 고물가,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진 영향이다. 매출 규모가 8000만 원 이하인 개인사업자의 폐업률은 13.0%로 일반사업자(8.7%)나 법인사업자(5.5%)보다 크게 높았다.

올해는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연말특수도 물 건너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소상공인·자영업자 5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달 국내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단체예약취소 등 피해를 보았다는 답변이 46.9%로 절반에 가까웠다.

한 응답자는 "12월 3일(비상계엄) 이후로 3건의 취소가 있었다"며 "예를 들면 8명 정도 인원이 예약하면 실제로 오는 인원은 2~3명에 불과한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내년 전망도 어둡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300개를 대상으로 '2025년 유통산업 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년 소매시장은 올해 대비 0.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응답 기업의 66.3%는 내년 유통시장이 올해보다 부정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재계도 내수 진작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SK·LG 등 주요 기업들은 별도의 종무식 대신 연말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남은 연차 소진을 권장하고 있다.

지난 20일 한국경제인협회를 시작으로 경총,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는 회원사에 △연말연시 모임 행사 진행 △임직원 잔여연차 사용 △영세 소상공인 지원 노력 등에 나서달라는 공문을 연이어 발송한 바 있다.

대한상의는 경제계 신년인사회 등 주요 경제인 행사를 연초 집중 개최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연말연시 모임 행사 진행을 당부했다. 대한상의 역시 내년 1월 3일 재계, 대·중견·중소기업, 노동계 등 사회 각계 인사가 참가하는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