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반도체법 주 52시간제 예외, 근로기준법 근간 훼손 꼼수"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25일 반도체특별법안 내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과 관련해 경쟁사인 대만 TSMC를 구실로 삼아 근로기준법의 근간을 흔드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전삼노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특별법안에 주 52시간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넣어달라고 국회에 요구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경쟁사를 구실로 삼아 이윤을 최우선시하며 노동을 경시하는 발상일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를 소수 인력으로 축소·정당화 하려는 꼼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만 전자노조도 한국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추진에 대해 "'기업이 자신의 무능에서 비롯된 경쟁력 부족을 근로시간제도 탓으로 돌리는 책임 회피'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전삼노는 "근로기준법 훼손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주 52시간제는 건강권과 삶의 질을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므로 함부로 흔들지 말라"고 강조했다.

오는 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반도체특별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법안에 포함된 주 52시간 예외 조항은 국민의힘이 발의한 반도체특별법안 핵심으로 노사 합의를 전제로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을 주 52시간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의 고소득 전문직 근로시간 규제 면제 제도를 모방해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라고 불린다.

업종이나 직무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주 52시간제가 오히려 반도체 R&D 속도를 더디게 하고 있다는 업계 목소리가 반영됐다. 미국·대만의 반도체 기업들이 근무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R&D에 매진하고 있는 점도 법안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