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6단체장 "리세션 피할 전략 서둘러야…내수진작책 필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간담회…韓 "재정 역할 마다 않겠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경제 6단체 오찬 간담회에서 단체장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호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한 대통령 권한대행,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국무총리실 제공) 2024.12.23/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한상희 기자 = 경제 6단체장은 23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만나 "리세션(recession·경기침체)을 피할 전략이 필요하다"며 미국 트럼프 2기 보호무역 조치 대응책 마련, 환율 안정을 위한 정책 지원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요청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이호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한덕수 권한대행과 가진 '경제 6단체장 간담회'에서 이같이 한목소리를 냈다.

간담회는 최근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정지 등 혼란한 정국 상황을 비롯해 원·달러 환율 변동과 글로벌 경기침체, 미국 신정부 출범 등 경제 상황을 놓고 정부와 경제계가 머리를 맞대고 타개책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최태원 회장은 "(우리 경제에) 리세션이 오지 않도록 리세션 어태킹(선제적 대응)을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내수 진작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 밖에도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설 구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성공적 준비 △한일관계 강화 등을 당부했다.

류진 회장은 "성장 동력을 꺼뜨리지 않으려면 첨단 산업의 경쟁력 회복이 급선무"라며 올해 일몰 예정인 국가전략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세제 혜택 연장 및 반도체 특별법 등 산업 지원 관련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류 회장은 "한경협도 회원사들에 연말연시 모임과 국내 휴가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소비를 부양할 만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수 진작 정책도 건의했다.

손경식 회장은 "반도체, 미래차, 2차 전지 같은 국가 전략 산업 분야에 대한 보조금 지급, 근로시간 규제 완화 같은 대책들도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며 "국가전략산업뿐 아니라 모든 업종에서 투자가 보다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 같은 지원 방안도 살펴봐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 한 권한대행이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것에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상법 개정이나 법정 정년 연장 같은 기업 경영 활동을 전반적으로 위축시킬 수 있는 법안 논의에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윤진식 회장은 "최근 국내의 엄중한 상황으로 환율 급변동, 우리나라 대외 신인도 하락, 그리고 해외 바이어의 불안감 증가로 이어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전 수출 확대 및 반도체·AI 지원 등 정부 정책 일관성 유지 △기업 규제 혁파 △한국의 대외신인도 제고 노력 △환율 안정과 시장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정책 지원 △미국 신행정부·의회 대상 전략적 아웃리치 활동 강화 △미국 보호무역 조치 피해 구제 방안 마련 등을 건의했다.

김기문 회장은 정부가 내년 예산의 75%를 상반기 중 투입하겠다는 한 권한대행의 언급에 대해 "차질 없는 예산 집행과 함께 기존에 발표한 경제 정책은 예정대로 추진해 줄 것을 당부한다"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해 은행들이 고금리 장사 등 잘못된 관행을 반복하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세심한 점검과 감독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한덕수 권한대행은 "대내외적으로 리스크가 아주 많은 상황에서 기업들에 이런 어려움을 갖게 해 드린 데 대해, 지금 국정을 책임지는 총리로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 "건설적인 재정의 역할을 결코 마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