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전략모델 쏟아내는 현대차·기아…"인도에서 100만대 판다"
현대차 크레타EV·기아 시로스 등 내년 인도서 신차 5개 출시 예정
日 혼다·닛산 합병에 세계 3위 위협…현지 IPO 이어 생산·판매 확대 박차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인도 현지 판매 100만 대를 향해 가속 페달을 밟는다. 첫 현지 생산 전기차를 비롯해 맞춤형 신차를 대거 투입하면서 '기회의 땅' 인도에서 2위 자리를 견고히 해 글로벌 완성차 판매 3위를 사수하겠다는 목표다.
2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22일 인도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로스'(Syros)를 세계 최초 공개했다.
시로스는 차 길이(전장)가 4m가 안 되는 소형 SUV로 인도 전략형 모델이다. 작지만 첨단 기술과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을 적용해 높은 상품 경쟁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년 인도를 시작으로 인근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남미, 아중동 지역으로 판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로스 외에도 카렌스 부분변경 모델과 카렌스 전기차(EV) 등도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도 내년 초 현지 맞춤형 소형 SUV '크레타'의 전기차(EV)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크레타 EV는 현대차가 인도 현지에서 생산하는 최초의 전기차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다음 달 17일(현지시간) 뉴델리에서 개막하는 오토 엑스포 2025에서 해당 모델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크레타 EV에 이어 베뉴 후속 차량도 출시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세계 인구 1위를 앞세워 자동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판매 시장으로 부상했다. 시장조사업체 S&P글로벌 집계 기준 생산량도 2020년 약 306만 대에서 2023년 490만 대로 증가했고, 2031년에는 1000만 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차·기아는 인도 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해 현지 2위 업체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96년 인도법인을 설립한 현대차는 1998년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했고, 지난 10월에는 인도법인이 현지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현대차 해외법인 중 최초다.
인도 생산량도 꾸준히 늘려 연간 150만 대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 현대차는 첸나이 1·2공장에 이어 2022년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탈레가온 공장을 통해 연산 100만 대 체제를 구축했고, 기아도 아난타푸르 공장을 통해 연간 50만 대 수준의 생산력을 갖출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내년 인도에서 중량급 있는 신차를 내놓는 만큼 연간 판매 목표도 높인다. 현대차·기아가 내년 전 세계 시장에서 출시 예정인 18개 신차 가운데 5개 차종이 인도 맞춤형 모델이다.
인도자동차딜러협회(FAD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인도 연간 판매량은 77만 7353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이와 비슷하거나 소폭 줄 전망이다. 올해 1~11월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은 현대차 50만 7248대, 기아 21만 2664대로 총 71만 9912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 72만 2087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아는 시로스를 앞세워 인도 SUV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통해 2025년 연간 판매 목표치를 올해(25만 5000대)보다 17.6% 높인 30만 대로 잡았다. 이광구 기아 인도권역본부장은 "시로스를 통해 인도 시장에서 입지를 한층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역시 기존 판매 인기 모델에 크레타 EV와 베뉴 후속 모델 투입 등으로 판매 모멘텀을 지속하고 현지 마케팅 활동도 강화해 연간 판매 60만 대 고지에 오르겠다는 목표다.
업계는 내년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판매 3위 사수는 미국과 인도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달렸다고 본다. 최근 일본의 완성차 업체 혼다와 닛산(미쓰비시 포함)의 합병 추진에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3위 자리가 위태로운 상태다.
올해 1~3분기 혼다·닛산의 합산 판매량은 약 567만 대로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 495만 대를 앞선다. 합병 효과에 대해서는 업계 의견이 엇갈리나, 판매량의 단순 합산으로는 현대차·기아를 넘어서는 게 사실이다. 결국 중국 전기차 업체의 급부상에 따른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지각변동 속에서 현재 잘하고 있는 미국과 인도 등 큰 시장에서 실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시장인 유럽의 경우 경기침체 등 이유로 판매가 크게 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 여전히 성장이 기대되는 미국과 인도 등에서 판매 실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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