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74% "내년 해상운임,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비쌀 것"
중동사태 장기화·선복공급 조절·中밀어내기 물량 등 상방 요인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지정학적 리스크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 온 글로벌 해상운임이 내년에는 더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업계 관측이 23일 나왔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1월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 직후 993p에서 급상승, 올해 7월 3733p로 연고점을 찍었다가 12월 현재 2300p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화주‧선사‧포워더 종사자 4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글로벌 해상운임 전망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4.4%는 내년도 해상운임이 상승(39.8%)하거나 현 수준을 유지(34.6%)할 것으로 예상했다. 운임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23.6%에 그쳤다.
운임 상승 전망의 근거는 '중동사태 장기화'가 21.9%로 가장 많았고, '글로벌 선사의 선복 공급 조절'이 21.8%로 뒤를 이었다. 중동사태 이후 선사들이 수에즈운하 대신 희망봉을 우회하면서 병목 현상이 발생해 운임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선사들이 수익 극대화를 위해 임시결항과 선박수리 등 공급을 제한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중국발 밀어내기 물량 증가'(14.2%)도 내년도 운임 상승을 점치는 주요 요인이다.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가 대중국 관세인상 조치를 취할 경우 중국의 밀어내기 물량이 급증, 해상운임이 더 큰 폭으로 높아질 수 있다.
노선별 전망은 화주업계(수출기업)와 물류업계(선사·포워더)에서 다소 차이가 있었다.
유럽 노선은 희망봉 우회 장기화와 선박의 탄소배출 규제 강화로 인해 화주업계와 물류업계 모두 '운임 상승'을 예측했다. 동남아 노선은 타 노선에 대체 투입되었던 기존 선박이 복귀하면서 공급이 확대돼 현재 수준의 운임이 유지될 것으로 봤다.
반면 미주 노선은 미국 항만파업과 보호무역주의 정책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화주업계는 운임 상승을 우려한 데 반해, 물류업계는 선복 공급 증가로 인해 운임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신규 선복 증가에 따라 내년 총선복량은 전년 대비 약 6% 증가할 전망이지만, 희망봉 우회로 인한 실질 선복 감소율(4~5%)과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3.3%)을 고려할 때 실질적 선복 증가 효과는 크지 않아 해상운임이 고운임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인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해상운임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민‧관이 협력해 안정적인 수출길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무역협회는 운임 및 물동량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며 정부와 협력하여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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