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부 확정' 고려아연, 주주설득 한달 전쟁…MBK 국적 신경전도
1월 23일 임시주총 앞두고 양측 지분 확정…'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경쟁 돌입
최윤범측 "외국인에 기간산업 못념겨"…MBK "투자주체, 한국법인이자 한국인"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고려아연(010130) 경영권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MBK파트너스·영풍(000670) 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이번 주부터 소액 주주를 비롯한 중립지대의 주주 포섭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다음 달 23일 열릴 예정인 임시주주총회 소집공고를 이르면 오는 23일 낼 예정이다. 최윤범 회장 측은 주총 한 달 전쯤 소집공고를 내겠다는 입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MBK·영풍 측은 그간 최 회장 측에 임시주총 소집 공고를 신속히 진행하라고 촉구해 왔다. "주주들의 의견 교환, 의결권 행사 방향 결정,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등의 권리행사가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소집 공고 절차를 이번 달 20일 직후 신속히 진행하라"는 내용증명을 고려아연에 전달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은 당초 절차상 다음 달 초에 임시주총 소집 공고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었으나 중립 성향의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양측은 이번 주부터 주주 설득을 위한 본격적인 경쟁을 벌인다. MBK·영풍은 이사회와 별도로 업무 집행만 전담하는 임원을 두는 제도인 집행임원제도 등을, 최 회장 측은 소액주주의 의사를 이사회에 반영하기 위한 소수주주 다수결제(MOM) 등을 공약했다. 최 회장은 이와 더불어 본인의 이사회 의장직 사퇴도 내걸었다.
특히 지난 20일로 주주명부가 폐쇄되면서 임시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이 확정된 만큼 양측은 주주들에게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하기 위한 절차를 서둘러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MBK·영풍은 지난 19일 공시 기준 고려아연 지분 40.97%를 보유하며 상당한 격차로 앞서고 있다. 특별관계자를 포함해 최 회장 측은 4일 공시 기준 17.5%의 지분을 보유한 상태이며 우호 세력의 지분을 더하면 35% 안팎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풍과 고려아연은 MBK가 참전하기 전인 지난 3월 열린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도 정관 변경과 배당금 안건에서 의견 대립을 겪으면서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를 통한 세 불리기에 나선 바 있다.
아울러 양측은 MBK 주요 경영진의 국적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MBK가 과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 참여를 검토했다가 계획을 접은 점을 주목하고 있다. 당시 국토교통부가 MBK 주요 경영진이 외국인이라는 점을 들어 인수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최근에도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기술을 보유한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이 회장과 대표업무집행자, 주요 주주 등이 모두 외국인인 것으로 알려진 MBK의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MBK는 이에 대해 "고려아연에 투자하고 있는 주체인 'MBK파트너스 유한책임회사'는 국내 법인이고 (한국 국적인) 윤종하·김광일 부회장과 우리사주조합이 의결권 기준으로 80% 지분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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