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내달 전기차 라인 공사…'내연차 집중' 한국GM만 남아
르노 부산공장, 1월 폴스타4 생산설비 전환 공사…하반기 본격 생산
국내 완성차 5사 중 한국GM만 전기차 미생산…창원공장 생산공정 효율화 진행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르노코리아가 다음달 전기차 생산을 위해 본격 준비에 돌입한다. 내년 하반기 위탁 생산 예정인 '폴스타4'를 시작으로 '오로라3'(프로젝트명)로 이어지는 전기차 생산 라인업의 첫발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한국GM을 제외한 모든 업체가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2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은 1월 첫 전기차 생산을 위한 설비 전환 공사를 한다. 공사는 설 명절 연휴에 맞춰 이뤄질 예정이다. 르노코리아는 구체적인 설비 전환 내용을 연내 발표할 계획이다.
부산공장의 첫 생산 전기차 모델은 '폴스타4'다. 폴스타4는 중국 지리차의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르노코리아가 폴스타 전기차를 생산하는 배경에는 지리차가 있다. 폴스타의 최대주주인 지리차는 2022년 5월 르노코리아 지분 34.02%를 인수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이에 르노코리아는 부산공장에 전기차 생산 설비를 마련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폴스타4 위탁 생산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마이클 로쉘러 폴스타 최고경영자(CEO)는 부산공장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다.
현재 중국 항저우 공장에서 생산 중인 폴스타4는 내년 '메이드 인 부산' 타이틀을 달고 국내 판매와 함께 북미로 수출될 예정이다. 부산공장은 과거 닛산 브랜드의 북미 수출용 SUV '로그' 등을 위탁 생산하기도 했다.
업계는 부산공장의 폴스타4 위탁 생산 준비가 본격화하면서 르노그룹에서 르노코리아의 역할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공장은 현재 연간 최대 30만대 생산 능력을 갖췄지만, 판매 부진 등으로 지난해 생산량은 9만 7000여 대에 그쳤다. 올해(1~11월) 생산량은 9만 6616대다.
르노그룹은 2022년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을 글로벌 중‧대형차 수출 기지로 만들겠다고 밝혔고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생산 기지로 부산공장을 낙점했다. 올해 3월에는 부산시와 르노코리아가 미래차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028년까지 설비 교체 비용 118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부산공장의 전기차 생산은 폴스타4를 시작으로 오로라3로 이어진다. 오로라는 르노코리아의 차세대 신차 개발 프로젝트다. 오로라1이 지난 9월 출시한 중형 하이브리드 SUV 그랑 콜레오스이고, 오로라2는 준대형 쿠페형 SUV로 알려졌다. 오로라3는 2027년을 목표로 자체 개발 중인 순수 전기 SUV다.
업계 관계자는 "폴스타4 위탁 생산은 단순 생산을 넘어 부산공장의 미래차 생산기지 전환의 의미"라며 "향후 오로라3 개발에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도 르노코리아와 비슷한 시기에 창원공장 설비 효율화를 진행한다. 설비 공사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 생산이 아닌 현재 생산 중인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한국GM은 올해 창원공장과 부평공장에서 44만 3797대를 생산했다. 생산량의 90% 이상은 수출 물량이다. 올해 월평균 약 4만 대를 생산하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생산량은 49만대 수준으로 지난해(46만 4648대)를 웃돌 예정이다.
업계는 르노코리아의 전기차 생산 체제 전환으로 한국GM 내부의 전기차 생산 요구 목소리도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GM 노조는 매년 노사 협상에서 사측에 전기차 생산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국내 완성차 업계 중 전기차 생산 계획이 없는 곳은 한국GM이 유일하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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