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서 풀려나는 아시아나…9년째 못떠나고 덩치만 커진 HMM

아시아나, 차입금 1.1조 조기상환…대한항공 자회사 편입에 채권단 4년만에 졸업
매각 불발된 HMM, 채권단 지분만 70% 넘겨…시총 커지면서 재매각 '안갯속'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경영난으로 인해 장기간 채권단 체제에 놓였던 HMM(01120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003490)으로 인수되며 완전한 결별을 앞둔 반면 HMM은 채권단 지분이 더욱 늘어 매각 작업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3일 채권단인 한국산업은행 및 한국수출입은행에 차입금 1조 1000억 원을 조기 상환했다.

앞서 12일 대한항공은 총 1조 5000억 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 지분율 63.9%를 취득하며 공식적인 자회사로 편입한 바 있다.

이번 차입금 상환은 졸업과 편입을 반복해 왔던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 체제 종결을 상징한다.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은 3조 6000억 원의 자금 중 남은 상환 금액은 1조 3800억 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20년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가 불발되며 채권단 체제에 편입됐다. 지난 2010년 경영난으로 산은 주도 채권단 자율 협약을 맺고 2014년에 졸업한 지 6년 만이다.

그간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체제에서 채용이 중단되고 임금도 사실상 동결되며 인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기간에 아시아나항공 임직원 수는 △2021년 8698명 △2022년 8344명 △2023년 8045명으로 매년 300명씩 감소했다. 지난 8월에 2019년 11월 이후 약 5년 만에 객실 승무원 인턴을 채용했다.

HMM도 마찬가지로 장기간 채권단 체제를 유지했지만, 현재로서는 매각이 더욱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HMM은 2016년부터 산은 및 한국해양진흥공사의 관리 체제에 놓였으며, 지난해 7년 만에 민영화에 나섰지만 올해 2월 최종 무산됐다.

앞으로 남은 영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한다는 전제하에 산은(36.02%)과 해진공(35.67%)의 합산 지분율은 71.69%에 달한다. HMM의 전날(20일) 종가는 1만 8400원으로 단순 계산으로도 채권단의 지분 가치가 10조 원을 넘어선다. 하림이 우선협상 당시 적어낸 가격이 6조4000억 원이었다.

그사이 HMM은 세계 1위 해운사인 스위스 MSC와 협력체제를 구축했고 1년 내내 호황기를 누리는 등 매각이 진행되던 시점보다 대외환경이 훨씬 개선됐다. 당분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에 따라 관세 인상을 우려한 밀어내기 물량이 늘어 고운임이 유지될 가능성도 높다.

순탄치 못한 매각 작업으로 한때 HMM과 아시아나항공을 통매각하는 플랜B가 거론되기도 했는데, HMM은 몸값을 감당할 수 있는 대기업이 아니고서야 인수전에 뛰어들기 어려울 만큼 몸집이 커진 셈이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