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美보조금 확정…'파운드리 부활' 나선 삼성만 남아

SK, 6600억 받아 인디애나 HBM 패키징 공장 건설에 사용
미국·대만 등 주요 반도체기업 계약완료…삼성, 美서 2나노·4나노 파운드리 추진

SK 하이닉스 분당사무소의 모습. 2020.10.2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SK하이닉스(000660)가 미국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4억 5800만 달러(약 6640억 원) 규모의 '반도체 및 과학법'(칩스법) 보조금 지원을 확정받았다.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 보조금 지급을 서두르겠다고 밝힌 후 TSMC, 인텔 등 미국과 대만의 반도체 기업 대부분 보조금 계약을 완료했고 미국에 첨단 공정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 중인 삼성전자(005930)만 최종 계약을 남겨두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19일(현지시각) SK하이닉스에 칩스법에 따라 최대 4억 5800만 달러의 직접 자금을 지원하고, 5억 달러의 정부지원 대출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6일 예비거래각서 체결 이후 상무부의 실사를 거쳐 계약이 완료됐다.

이번 보조금은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약 38억 7000만 달러를 투자해 인공지능(AI) 가속기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공장과 연구·개발(R&D) 시설을 건설하는 데 쓰인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웨스트라피엣에 소재한 퍼듀대에서 인디애나주와 퍼듀대, 미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투자협약식을 개최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인디애나 공장에서는 2028년 하반기부터 HBM을 양산할 예정이다. 한국 등에서 고성능 D램을 들여와 패키징 공정을 거쳐 완성한 HBM을 미국 고객사 등에 직접 공급하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 정책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HBM 완제품을 수출하는 것보다 관세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라티 프라바카르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SK하이닉스의 새로운 시설은 미국 반도체 리더십에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최첨단 패키징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투자하는 주요 반도체 기업 중 사실상 삼성전자만 보조금이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달 15일 대만 TSMC를 시작으로 미국 인텔·마이크론·글로벌파운드리, 대만 글로벌웨이퍼스까지 보조금이 확정됐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보다 약 4개월 이른 지난 4월15일 예비거래각서를 체결했으나 아직 상무부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4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4㎚(나노미터·10억분의 1m) 및 2㎚ 공정 파운드리 공장과 연구 센터 및 패키징 시설을 건설하고 최대 64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받기로 했다. 총 6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TSMC가 받는 보조금(66억 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9일 2나노 공정의 수율 개선을 통해 파운드리 사업의 실적 개선을 끌어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이 완성되면 고객사들과 긴밀한 협력 및 공급망 강화가 기대된다.

다만 보조금 규모는 협상 결과에 따라 예비거래각서보다 늘거나 줄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예비거래각서 체결 당시 4억 5000만 달러 보조금을 받기로 했으나 최종 계약 때는 800만 달러 증액됐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