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필리조선소 인수 완료…美 조선·방산 전략거점 구축

1억달러 들여 한화시스템 60%·한화오션 40% 확보…美 조선소 인수는 국내 최초
트럼프 "선박 보수·정비 긴밀 협력" 청신호…친환경선박·자율운항 기술로 공략

한화그룹은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을 통해 미국 필라델피아주 소재 필리조선소 지분 100%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필리조선소 전경(한화그룹 제공) ⓒ News1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한화그룹이 미국 필리조선소(Philly Shipyard) 인수를 마무리했다. 국내 기업 중 미국 조선소를 인수한 것은 한화그룹이 처음이다.

한화그룹은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 지분 100% 인수를 위한 제반 절차를 최종 완료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6월20일 노르웨이 아커와 본계약 체결 후 6개월 만이다.

인수 금액은 1억 달러이다. 한화시스템(272210)이 6000만 달러, 한화오션(042660)이 4000만 달러를 투자해 각각 60%, 40%씩 지분을 확보했다.

한화그룹은 필리조선소를 북미 조선 및 방산 시장의 전략적 거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7일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만큼, 현지 조선소 인수를 발판으로 미국 방산시장 진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한화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의 생산 역량과 시장 경험을 기반으로 북미 조선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이 보유한 친환경 선박 기술과 생산 자동화 등 스마트 생산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늘려갈 방침이다.

한화시스템도 자율운항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선박 개발을 지원하며, 통합제어장치와 선박 자동제어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일부 도입해 조선소의 기술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필리조선소는 노르웨이의 석유·가스·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아커의 미국 자회사로, 1997년 미 해군 필라델피아 국영 조선소 부지에 설립됐다. 연안 운송용 상선을 전문적으로 건조하며,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컨테이너선 등 미국 존스법(Jones Act)이 적용되는 대형 상선의 약 50%를 공급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교통부 해사청(MARAD)의 다목적 훈련함(NSMV) 건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상선뿐만 아니라 해양 풍력 설치선, 관공선, 해군 수송함의 수리·개조 사업에서도 뛰어난 실적을 기록해 왔다.

필리조선소는 미 해군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MRO) 사업의 중요한 거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미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소 중 유일하게 올해 미 해군 MRO 사업을 두 건 연속 따내며 선제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필리조선소 인수는 한화그룹이 글로벌 해양 방산 산업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최고의 기술력과 지속 가능한 해양 설루션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