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날 10% 뛴 日키옥시아…삼성·SK와 'AI 낸드' 경쟁 나서
세계 3위 낸드업체, 도쿄증시 IPO로 1.1조 조달
범용 부진, AI만 호황…삼성·SK 합산 점유율 71% '굳건'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세계 3위 낸드플래시 제조업체인 일본 키옥시아가 도쿄증시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10% 오르면서 일본 반도체 산업 부활에 대한 기대감을 방증했다. 키옥시아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인공지능(AI)용 반도체 투자금을 확보함으로써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간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18일)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시장에 상장한 키옥시아 홀딩스 주가는 공모가(1455엔) 대비 10.4% 오른 1606엔에 마감했다. 키옥시아는 IPO를 통해 1200억엔(약 1조1200억 원)을 조달했다.
키옥시아는 지난 2017년 4월 도시바의 메모리반도체 사업이 독립해 출범한 낸드 제조사로, 2018년 한미일이 연합한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에 인수된 후 키옥시아로 사명을 바꿨다.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이 56%, 도시바가 41%를 각각 출자했다. SK하이닉스도 컨소시엄 구성원으로서 4조 원을 투자해 지분을 간접 보유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키옥시아는 올해 3분기 전 분기보다 14.4% 증가한 26억62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낸드 시장점유율 15.1%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5.2%, 20.6% 점유율로 1, 2위를 차지했다. 4위와 5위는 각각 미국 마이크론(14.2%)과 웨스턴디지털(WDC)(10.7%)이다.
앞서 키옥시아는 2020년과 2021년 IPO를 추진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며 불발했고, 이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해 WDC와 합병을 추진했으나 SK하이닉스의 반대로 무산됐다. 당시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가 WDC와 합병으로 덩치를 키울 경우 가뜩이나 불황인 낸드 시장의 주도권을 내줄 것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1년 12월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현 솔리다임)를 인수했는데, 낸드 업황이 악화하면서 조단위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올해는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는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전을 이뤄냈다.
반면 범용 낸드는 IT 기기 수요 부진 등에 따른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범용 낸드(128Gb 16Gx8 MLC)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29.8% 내린 2.16달러를 기록했다. 낸드 가격은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오른 뒤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올해 9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키옥시아가 당초 1조5000억 엔으로 책정한 기업가치를 절반(7840억 엔)으로 낮춰 IPO를 진행한 것도 AI용 낸드 투자가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스트(MS) 등 빅테크는 AI 데이터센터를 지속해서 늘리면서 데이터센터용 eSSD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키옥시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단기간 따라잡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eSSD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 43.4%로 1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는 27.9%로 2위다. 양사의 합산 점유율은 71.3%에 달한다. 마이크론과 키옥시아는 각각 3위(15.6%), 4위(8.6%)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향후 eSSD와 같은 고수익 제품을 강화하고 특히 초고용량 eSSD 라인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전날 개발했다고 발표한 AI 데이터센터용 SSD ''PS1012 U.2'는 61TB(테라바이트) 용량을 갖췄다. SK하이닉스는 내년 3분기에는 제품군을 122TB까지 확대하고, 지난 11월 개발한 세계 최고층 321단 4D 낸드 기반 244TB 제품 개발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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