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4Q 실적 전망, 한달새 1조 '뚝'…심상찮은 中 악재

삼성전자 DS 영업익 3조 중반대 추정…中 범용D램 공세·HBM 지연 여파
SK하이닉스도 대외악재 비슷하지만 HBM 등 AI 메모리 경쟁력에 악영향 제한적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삼성전자(005930)의 반도체 사업(DS부문)의 4분기 실적 기대치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중국 기업의 범용 메모리 공습이 예상보다 위력적인 데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여파도 심상찮다.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력 회복이 여전히 더딘 점도 문제다.

SK하이닉스(000660)는 HBM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다만 기대했던 영업이익 8조 원 돌파는 낙관할 수만은 없다.

삼성전자, 4Q 실적 기대치 내림세…반도체 우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18일) 기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9조 3871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만 해도 11조 원을 웃돌았는데, 어닝 쇼크였던 3분기 영업이익(9조 1834억 원) 수준으로 내려왔다.

핵심은 DS부문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3조 원 중반대로 하향하고 있다. 한 달만에 5조 원대 전망에서 1조 원 이상 낮춘 것이다. 직전 3분기(3조 8600억 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는 곳도 적지 않다. IBK투자증권은 3조 7000억 원, 다올투자증권 3조 6000억 원, 한화투자증권 3조 5750억 원을 예상했다.

중국 메모리 기업의 공격적 행보가 영향을 줬다. 특히 범용 D램을 시장에 쏟아내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공세가 매섭다.

범용 D램 공급 과잉은 가격 하락을 부추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월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35달러로 전월 대비 20.59% 감소했다.

점점 강화하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매출 비중이 줄어들면 실적에 당연히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영업이익에 상당한 기여를 하던 모바일·PC용 메모리도 수요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내부 요인도 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시대 핵심이자 고부가 메모리 HBM 경쟁력 확보가 여전히 더딘 상황이다. 'HBM 큰손' 미국 엔비디아가 삼성의 5세대 HBM(HBM3E)을 최종적으로 택했다는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다.

HBM 앞세운 SK하이닉스는 순항…영업익 8조 도전

반면 'HBM 선두' SK하이닉스는 4분기에도 장밋빛이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조 481억 원이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앞선 기록은 올해 3분기 7조 300억 원이다.

SK하이닉스 4분기 실적은 대체로 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부합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대부분의 증권사도 8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최근 들어 7조 원대 초중반을 점치는 시선도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에도 악재였던 중국산 범용 D램의 공습과 이에 따른 가격 하락이 실적을 갉아먹을 수 있다.

그럼에도 주력 제품이자 고부가 AI 메모리인 HBM과 eSSD 등의 수요가 견조해 하방 위험은 제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도 사실상 HBM에서 갈릴 것"이라며 "결국 대외 악재에 휘둘리지 않는 건 근원적 기술 경쟁력뿐"이라고 말했다.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