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불확실성에 지갑 닫은 대기업…올해 M&A 투자 40% '뚝'

CEO스코어 분석…지난해 M&A 투자 규모 14.1조→올해 8.6조
M&A 건수도 지난해 87건→올해 50건…1조 이상 빅딜 1건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절차가 지난 11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를 끝으로 4년만에 마무리됐다. 올해 성사된 주요 대기업의 인수·합병 중 가장 큰 건이다. 11일 인천공항 계류장 및 활주로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비행기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4.12.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국내 주요 대기업의 올해 M&A(인수합병) 투자 규모가 지난해 대비 40% 가까이 줄었다. 글로벌 시장 불안과 내수 침체 등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빅딜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기업 361곳을 대상으로 2022년부터 올해 12월 13일까지 M&A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M&A 투자 규모는 총 8조580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4조1297억 원) 대비 39.3%(5조5489억 원) 감소한 수치다. 2022년에도 13조2360억 원으로 한해 M&A 투자 규모가 10조 원을 넘었었다.

M&A 건수도 지난해 87건에서 올해 50건으로 급감했다. 2022년에는 150건이었다.

공격적 M&A를 하던 기업들도 지갑을 닫았다. 2022년 15건, 지난해 8건의 M&A를 성사했던 카카오는 올해 1건(테인스밸리 인수)에 그쳤다. SK(2022년 7건, 2023년 6건)와 네이버(2022년 6건, 2023년 3건)는 올해 M&A가 없었다.

(CEO스코어 제공)

올해 가장 큰 규모의 M&A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다. 총 인수금액은 신주인수 대금 총 1조5000억 원에 2020년 매입한 전환사채 3000억 원 등 1조8000억 원이다. 올해 1조 원 이상 투입된 유일한 대형 빅딜이다.

두 번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과 함께 싱가포르 현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부유식 해양 설비 전문업체 다이나맥 지분 95.15%를 8207억 원에 인수한 건이다.

LNG 발전소를 운영하는 평택에너지서비스를 종속회사 이원평택에너지를 통해 5943억원에 사들이고, 종속회사 LS네트웍스를 통해 이베스트투자증권(현 LS증권) 지분 60.98%를 1299억 원에 인수하며 총 7242억 원을 투입한 E1이 3위다.

이어 사조대림이 인그리디언코리아(현 사조씨피케이) 지분과 종속회사 사조씨피케이와 사조오양을 통해 푸디스트 지분을 총 6474억 원에 매입했고, 아모레퍼시픽이 코스알엑스 지분을 사는 데 6321억 원을 쓰면서 올해 M&A 투자 규모 상위 다섯손가락 안에 들었다.

가장 많은 M&A를 진행한 곳은 LS일렉트릭으로 조사됐다. 올해 △KOC전기(592억 원) △티라유텍(385억 원) △한국이엔엠(108억 원) △씨엑스솔루션(18억 원) △엘펨스(2억 원) 등 총 5곳을 인수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인수가 완료되지 않았거나 취득 예정일이 미정인 거래는 제외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한온시스템 인수는 연내 유상증자 진행 후 취득 일정을 조율 중이며,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보험·에이비엘생명보험 인수, 한화시스템·한화오션의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 등도 대기 중이어서 빠졌다.

(CEO스코어 제공)

kjh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