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 협력 동물복지연구소 만든다…"지속가능한 축산업 토대 마련"
지속가능한 축산업 위한 동물복지연구회 포럼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내년 국내 산업계에서 동참하는 연구소를 설립해 동물복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상윤 풀무원기술원 원장이 '농장동물의 행복, 우리의 책임'을 주제로 개최된 동물복지연구회포럼에서 동물복지연구소 설립 소식을 전했다.
17일 서울 강남구 토즈타워에서는 서울대학교 주최로 지속 가능한 축산업의 미래를 위한 동물복지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장구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는 개회사를 통해 "예전에는 생산성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동물복지를 고려해 질병을 예방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며 "이번 포럼에서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천 방안을 공유해 농장동물 복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진 주제발표는 △천명선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교수의 농장동물 복지의 사회 경제적 의미 △전중환 국립축산과학원 연구관의 동물복지 관련 연구 현황 △윤진현 전남대학교 동물자원학부 교수의 현대 축산에서 복지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연구 △강주원 선진 연구개발(R&D)센터 박사의 양돈 산업에서의 동물복지 연구 방향 등 순으로 진행됐다.
천명선 교수는 "최근 20년간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경제·산업적 측면에서의 이윤과 비용이 아닌 동물복지를 새로운 시장 가치로 차별화해 적용하는 것이 산업계를 중심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천 교수는 "국내 축산업이 직면한 여러 문제점을 동물복지를 원동력으로 활용해 해결한다면 시설 및 자원의 지원과 대중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중환 국립축산과학원 연구관은 동물복지 관련 연구현황으로 다단식 산란계 사육시설, 분만틀 대체 사육시설, 열 스트레스 저감 시설 연구 개발에 대한 내용을 주요 성과로 발표했다.
동물복지를 고려한 가축 운송, 계류 및 인도적 실신 조건에 대한 연구, 복지형 돼지 및 산란계·육계의 사육기술 적용, 검증 및 생산성 비교에 대한 연구 내용도 소개했다.
현대 양돈에서 복지 및 생산성 향상 위한 사육환경 연구에 대해 발표한 윤진현 전남대학교 동물자원학부 교수는 최근 양돈 이슈인 '고다산성 품종의 자돈 폐사율 증가'에 대해 설명했다.
고다산성은 돼지가 젖을 먹일 수 있는 능력보다 더 많은 새끼를 낳는 경우를 말한다. 윤 교수는 산자수 증가가 곧 영양대사 장애, 자궁 능력 한계 등으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자돈 폐사가 발생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를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그는 "지푸라기, 야자매트 등 둥지짓기 행동 유도 물질을 제공했을 때 산화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효과를 보였다"며 "공간만 넓게 제공하는 게 아니라 둥지짓기 같은 본능적 행동을 할 수 있는 환경풍부화 물질과 보호레일, 기댈 수 있는 벽, 체온 조절할 수 있는 자돈용 쉘터를 제공했을 때 자돈 폐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주원 선진기술연구소 박사는 "한국의 동물복지 규제가 시설 중심으로 도입되고 있어 생산성 및 원가 검증이 미비한 상황"이라며 "동물복지 적용 시 생산비가 증가하는 만큼 효율적인 방법을 발굴해 원가 기반의 한국형 동물복지를 정립하고 한국 양돈 산업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상윤 풀무원기술원 원장은 "포럼의 성과를 바탕으로 2025년에는 실질적인 연구와 정책 개발로 이어지도록 서울대학교와 협력해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국내 축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동물복지 수준을 동시에 향상하겠다"고 계획을 전했다.
국내 유수 대학과 연구기관, 지자체 및 동물복지 농장 관계자 80여명이 참석한 이날 포럼은 풀무원, 전북도, 국립축산과학원 등이 함께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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