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오늘부터 글로벌전략회의…재계는 국회의장에 지원 요청
LG전자도 이번 주 경영회의…트럼프 2기·탄핵국면 대응 분주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총체적 경영 불확실성에 직면한 주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내년 새 판 짜기에 나선다. 경제단체는 국정 공백 변수에 따른 위기 해소를 위해 국가 의전 서열 2위를 만난다.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후폭풍을 대비하는 재계가 대책 수립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는 셈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이날부터 사흘간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17~18일에는 가전과 모바일 등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이, 19일에는 반도체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각각 회의를 진행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국내외 임원들이 모여 사업 부문과 지역별 현안을 공유하고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는 자리다.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 열린다.
삼성전자 투톱인 한종희 DX부문장과 전영현 DS부문장이 각각 사업 부문별 회의를 주재한다. 참석자 규모는 DX부문 200여 명, DS부문 100여 명 수준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추후 사업 전략을 보고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DX부문 논의 테이블에는 새해 첫 행사인 갤럭시 S25 시리즈 언팩(제품 공개 행사)과 함께 선보일 새 XR(확장현실) 기기 등 주요 모바일·가전 제품 공개·출시 계획과 판매 촉진을 위한 마케팅 전략 등이 오를 전망이다.
DS부문은 내년 반도체 시장 영향과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인공지능(AI) 메모리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경쟁력 확보 등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LG전자(066570)도 이르면 이번 주 조주완 최고경영자(CEO) 주재로 확대 경영회의를 연다. 각 사업본부 경영진과 해외 거점 지역 대표 등 핵심 임원들이 총출동해 사업 전략을 논의한다. 앞서 LG그룹은 지난 12일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 40여 명이 참석한 사장단 협의회를 열기도 했다.
주요 기업들은 이맘때 여는 전략·경영회의를 통해 내년 판매 전략을 공유하고 사업부별 중점 추진 방안을 주로 점검하지만, 올해는 심화하는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 대응·관리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전망이다.
다음 달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관세 폭탄과 함께 IRA(인플레이션감축법)·반도체법 지원 축소 등을 예고하면서 우리나라 기업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큰 데다 대통령 탄핵 정국에 직면하면서 시계제로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경제단체들도 팔을 걷어붙인다. 주요 경제단체장들은 이날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초청 경제단체 간담회에 참석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이 참석한다.
탄핵 정국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재계 현실을 알리고 기업 지원 법안의 조속한 추진과 우려가 큰 법안의 재검토 등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근로 시간 규제 완화와 보조금 지원을 담은 반도체 특별법과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을 위한 AI 기본법 등의 입법은 지원하고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대하는 상법 개정 등은 보류해달라는 게 핵심 요구일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클 때 기업 입장에서는 안정과 관리가 최선"이라며 "환율 ·금융시장 불안과 신인도 하락 등 우려가 생기지 않도록 정부·국회는 물론 기업들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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