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픽 '게임체인저' 임박…SKC, 배터리·반도체 리밸런싱 가속
박원철 대표, '글라스 기판' 자회사 대표 겸직…CTO 산하 인력 강화
배터리·반도체 소재 중심 개편 가속…동박 사업은 '체력 비축'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SKC(011790)가 반도체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통하는 글라스 기판 양산을 위한 조직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 사업도 재무 안정성 강화를 통한 체질 개선을 시도하는 등 이른바 'ABC'(AI·배터리·반도체) 중심의 리밸런싱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C는 최근 임원 인사를 통해 박원철 대표이사 사장이 글라스 기판 자회사 앱솔릭스 대표를 겸직하기로 결정했다. 유지한 경영지원부문장(CFO)은 반도체 테스트 소켓 자회사 ISC 대표를 겸한다.
이번 인사는 반도체 소재 사업을 대표이사가 직접 챙기며 사업 추진에 힘을 싣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글라스 기판의 경우 SKC는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하기 위해 고객사 인증용 샘플 제작 등의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앱솔릭스는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김성진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의 생산과 연구개발 현장 인력을 강화하고 조직을 확대했다. 이번에 새로 임명된 우용하 기술책임자(Head of Technology)도 CTO 산하에서 생산과 기술력 강화에 힘을 싣는다.
앱솔릭스가 양산할 글라스 기판은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반도체 제조의 게임 체인저"로 지목할 만큼 그룹 차원에서 관심을 쏟는 사업이다. 최 회장은 지난 7월 미국 방문 당시 조지아주의 앱솔릭스 공장을 찾은 뒤 "앱솔릭스가 생산할 유리 기판은 반도체 제조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으로 SKC의 이번 인사와 개편은 SK그룹의 ABC(AI·배터리·반도체) 중심의 리밸런싱과도 관련이 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SKC는 글라스 기판이나 테스트 소켓 같은 반도체 소재뿐 아니라 동박이나 실리콘 음극재 같은 배터리 소재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신사업 전문가로 통하는 박원철 대표는 2022년 3월 취임 후 기존의 필름과 화학 사업 중심의 SKC 포트폴리오를 이차전지 및 반도체 소재 중심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자회사 SK엔펄스의 세라믹파츠 사업과 폴리올 제조사인 SK피유코어 지분을 매각해 각각 3000억 원, 4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한편, 반도체 테스트 소캣 기업인 ISC 지분을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배터리 음극재에 쓰이는 핵심 소재인 동박 사업의 경우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부진)을 버티기 위한 '체력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재무 건전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9월 동박 사업 자회사 SK넥실리스에 대해 7000억 원의 유상증자 지원으로 인수금융 전액을 상환한 것도 이런 차원이다.
또한 SK넥실리스는 디스플레이용 FCCL(연성동박적층필름)을 공급하는 박막 사업 부문을 내년 2월까지 950억 원에 매각해 재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SKC 관계자는 "박막 사업 양도 대금을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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