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 이번주 밥캣 분합합병 임시주총…주주 설득 총력

12일 개최…위임장 확보 위한 의결권권유업무 대리인 선임
의결권자문사 ISS 반대 논리 적극 반박…"투자 신속성 위한 분할합병"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자회사인 두산밥캣(241560)의 분할합병에 필요한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 설득 작업에 돌입했다. 위임장을 받기 위해 의결권 권유업무 대리인을 선임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자문사의 논리도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등 찬성 주주 이탈 방지를 위한 총력전 태세다.

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오는 12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안건은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이다.

두산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두산→두산에너빌리티→두산밥캣의 지배구조를 ㈜두산→두산로보틱스→두산밥캣으로 변경하는 게 핵심이다. 두산밥캣을 모회사인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분할 후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이전하는 방식이다.

임시 주주총회 안건인 회사의 분할·합병은 특별결의 사안이다. 주총 통과를 위해선 전체 주주의 3분의 1 이상이 참석하고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두산에너빌리티 특수관계자 지분은 최대주주인 ㈜두산(30.39%)을 포함해 30.67%다. 다른 주주의 동의가 없다면 안건 통과는 어렵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적극적으로 의결권 확보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말 머로우소달리코리아를 대리인으로 선정했다는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를 공시했다. 이번 안건에 반대한 컨두잇·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과 위임장 확보 싸움은 불가피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 분할로 차입금에 여유를 얻는다. 그만큼 미래 투자에 필요한 자금 확보에 여력이 생긴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가스터빈과 SMR(소형모듈원전)에 신속한 투자를 집행하면 기업가치를 키울 수 있다는 논리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표는 주주서한을 통해 "세계적인 원전건설 확대로 다양한 사업 기회 확대를 예상한다"며 "매년 5000억∼6000억 원 투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 의견에 대해선 조목조목 반반했다. 예를 들면 ISS는 두산밥캣의 지분을 매각하는 등 현금거래가 아닌 분할 방식을 택한 것을 두고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두산에너빌리티는 "투자의 속도와 시기가 사업 성과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거래 확실성과 신속성이 보장되는 분할합병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변수는 하락하는 주가다. 이달 불안한 정치 상황으로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 시장을 떠나고 있다. 주주총회 전까지 주가가 회복하지 않을 경우 분할합병 반대의사표시가 증가할 수 있다. 반대 의사를 표시해야 주식매수청구권 권리를 얻을 수 있어서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식매수청구가격은 2만 890원이다. 지난 6일 종가는 1만 8080원이다. 다만 예상보다 신청 물량이 많더라도 두산에너빌리티가 추가로 자금을 투입해 대응할 여지는 남아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SMR과 가스터빈 등 기존 에너지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경영 합리화를 추진해 기업·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