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출신 SK온에 또 보내…'일류' DNA로 배터리 키운다

1년 전 이석희 대표 이어 피승호 제조총괄 선임
李 대표의 '첫 분기 흑자' 성과에 '혁신 DNA 이식' 가속화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 2024.8.1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SK그룹이 SK하이닉스의 '혁신 DNA' 이식을 통한 배터리 사업 살리기에 나선다. SK하이닉스 출신 이석희 SK온 대표 선임으로 11분기 연속 적자 고리를 끊어내는 등의 효과를 보자 하이닉스 DNA 이식 본격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SK그룹의 2025년 임원 인사를 통해 SK온은 피승호 SK실트론 제조·개발본부장을 신임 제조총괄로 선임했다.

피 총괄은 SK하이닉스 출신으로 미래기술연구원 R&D 실장 등을 지내며 해외에 의존하던 기능성 웨이퍼의 자체 개발을 주도해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그룹 내 배터리는 ABC(AI·배터리·반도체) 중 하나로 그룹의 핵심 미래사업 중 하나란 평가를 받아왔지만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AI 시대를 미리 예측하고 꾸준히 대응을 준비한 결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의 혁신 경험을 SK온에도 심어 실적을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배터리 시장 장악력 확대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SK 관계자는 "일류 DNA의 계열사 확산을 위해 하이닉스 출신 임원들을 전환 배치해 혁신 DNA를 이식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SK온이 앞서 하이닉스 출신 이석희 대표 체제에서 분기 기준 첫 흑자를 기록한 것도 '하이닉스 DNA' 이식을 가속화하는 이유로 풀이된다. SK온은 2021년 4분기 창립 당시 3102억 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올해 2분기까지 11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기록했으나 올해 3분기 24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석희 대표는 지난 2022년 3월 SK하이닉스 대표에서 물러난 지 1년 9개월 만인 지난해 말 SK온 대표직을 맡았으며, 이후 캐즘에 대응해 전사적 원가 절감에 몰두하거나 생산성 향상에 집중하는 등 실적 개선을 주도해 왔다.

진행 중인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 작업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흑자 전환한 점도 고무적이다. SK온과 합병이 완료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의 합병 시점이 11월이라 SKTI의 실적은 3분기 SK온 실적에 포함되지 않았다.

SK온은 내년 2월 SK엔텀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고 모회사 SK이노베이션도 SK E&S와의 합병을 마무리한 상태여서 추가적인 현금 흐름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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